신문로

'RE100 달성' 유기성 폐자원에서 답을 구하다

2024-01-18 11:48:19 게재
윤길배 공인회계사, BDO성현회계법인 대표파트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모두 실행하더라도 지구의 평균온도는 2024년 이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기후문제는 지구온난화로 불리던 것이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거쳐 현재는 '기후재앙'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할 정도의 급격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각국 또는 각 기업의 행동이 요구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시작된 RE100 캠페인이다.

2023년 말 기준 전세계적으로는 426개 기업이 RE100을 선언했다. 이중 우리나라 기업은 36개로 전체 8.5%를 차지한다. 우리 기업의 RE100 선언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에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기업의 RE100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기업의 노력만으로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

바이오가스법으로 RE100 달성 수단 확보

2022년 대한민국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중은 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에서 재생가능 에너지 정착이 어려운 이유는 정부 규제와 한국 특유의 전력산업 독점구조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좁은 국토와 변화무쌍한 날씨 등 지리적 특성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경제성이 낮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날씨(태양 바람 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재생에너지원이 있다. 바로 유기성 폐자원이다. 유기성 폐자원은 음식물쓰레기 분뇨 가축분뇨 하수찌꺼기 등으로 과거 주로 퇴비나 액비로 이용하거나 소각 처리했다. 그러나 이러한 폐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 및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가 자동차나 도시가스의 연료가 되거나 수소 등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어 지금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2022년 12월 정부는 순환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환경보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촉진법(일명 바이오가스법)을 법제화했다. 이러한 법률은 RE100 달성에도 매우 중요한 진전으로 유기성 폐자원을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당초의 법 제정 목표인 순환경제 활성화는 물론 RE100을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바이오가스법 시행에 따라 공공부문의 경우 유기성 폐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가스 최대 생산량 기준 2025년 생산목표율 50%를 시작으로 2045년부터는 80%를 달성해야 한다. 만약 목표 생산량에 미달한 경우에는 의무생산자에게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가스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생산시설 설치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규정도 두었는데, 이는 2023년 기준으로 유기성 폐자원 200톤/일을 처리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196억원 정도 된다.

독일의 경우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약 1만1000여개에 달한다. 이탈리아가 약 1650개, 프랑스가 740개, 스위스 630개, 영국이 610개를 운영중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플랜트수는 110개로 유럽국가들과 큰 격차를 보인다.

한국 바이오플랜트수 유럽국가와 큰 격차

한국은 아직 바이오가스화 기술수준이 완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입지 주민의 우려로 인한 반대와 기존 폐기물 처리 업체들과의 이해관계, 수익성 문제 등으로 시설의 사업인허가를 얻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악취 문제해결과 바이오가스 생산 이후 잔재물 처리, 선진기술 도입 및 국내 발효기술 발전, 대기업의 관심과 과감한 투자 등 산적한 숙제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바이오가스가 미래에너지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순환경제 활성화는 물론, 환경문제 해결과 RE100과 탄소중립을 위해 유기성 폐자원의 바이오가스 활성화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