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판매 시작 … 수도권통합 과제

2024-01-23 10:33:10 게재

23일 개시, 서비스 이용은 27일부터

지하철역·주변 편의점서 구매 가능

정부·지자체 '각자 패스' 시민 혼란

서울시 기후동행카드가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역 안에 있는 고객센터와 역 주변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가 준비한 1차 물량은 10만장이다. 교통공사 270개 역사 내 고객센터에 5만장, 역 주변 4대 편의점 약 1800개 점포에 5만장을 배포했다.


카드는 두 종류다. 서울 지하철과 버스에서 쓸 수 있는 6만2000원권과 여기에 따릉이까지 추가된 6만5000원권이다. 시는 강한 한파 등 계절 특성을 감안할 때 따릉이 이용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 우선은 6만2000원권이 주로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물카드 구매 비용 3000원은 별도다. 신용·체크카드로는 아직 살 수 없다. 카드 값 3000원을 포함해 현금 구매만 가능하다. 서비스는 27일 첫차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권역에서 무제한 패스로 이용이 가능하다.

확장성은 장점이다. 서울시는 상반기 중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출시할 예정이다. 청년들 사회·경제활동에 맞춤형으로 만들어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정기권 가격을 월 5만8000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중교통 이용 외에 공연 관람, 체육활동 등 문화·체육시설 이용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교통과 묶어 다양한 옵션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쉬움은 남는다. 22일 국토부와 수도권 세 단체장은 한자리에 모였다. 수도권 대중교통 혁신 관련 공동 기자회견 자리였지만 결국 '통합'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각자 준비 중인 교통패스의 장점을 홍보하며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지역과 이용 패턴에 따라 최적의 교통카드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행복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체장들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교통 여건이 다르고 대중교통 운영 형태에 차이가 난다. 준공영제인 서울 버스와 그렇지 않은 경기 버스가 대표적이다. 광역버스 등 운임이 크게 차이가 나는 교통수단도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일정 금액의 정기권을 발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자체 간 경쟁이 시민 선택을 유도해 더 나은 교통 정책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지역별 특성을 강조하다보면 통합의 길이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통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과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130만명에 달하고 집값 등 때문에 서울 주변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더구나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들도 대부분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집을 정하고 직장은 서울로 다니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어 수도권 대중교통 문제는 서울 중심의 원심력이 갈수록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역별 다양한 교통패스의 장점을 강조했지만 결국 단체장들도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 필요성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열린 공동 발표에서 이들은 "혁신적인 대중교통 할인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 및 기술을 적극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류가 다른 여러 교통카드가 나오면서 시민들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끊임없는 통합 노력을 기울여 혼란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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