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으로 버틴 PF사업장 '부실'로 분류

2024-01-26 10:58:26 게재

금감원, 2금융권에 기준 제시 … 충당금 적립 강화

연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들이 만기연장으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이들 사업장의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전망이다. 금융회사의 충당금 부담이 커진 만큼 경·공매를 통한 PF사업장 정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여신금융전문회사(캐피탈) 등 2금융권을 소집해 부동산PF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를 당부했다.

본 PF로 전환을 못한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사실상 사업진행이 중단됐고 대주단의 만기연장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2금융권은 이들 사업장에 대해 정상으로 분류했거나 '요주의' 수준으로 판단해 충당금을 쌓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이들 사업장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더 쌓아서 2023년 결산에 반영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발언한 이후 예상 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2023년 결산에 이를 반영하지 않고 배당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산 전까지 금융회사들의 충당금 적립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회사별 개별 면담을 통해 결산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2금융권, 부동산PF 사업장 '요주의 → 고정이하여신' 확대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