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부동산 PF, 올해는 건설사 위험 부각"

2024-01-26 11:04:14 게재

금융시장 위기 전이 유의해야

해외 상업용부동산 침체 지속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실물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며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는 특히 건설사 위험이 금융기관 및 자금시장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5일 여의도 금융센터 불스홀에서 '2024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여전히 부동산PF 수익성이 악화되고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PF는 2024년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022년부터 PF 유동화증권을 채무보증한 증권사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부동산PF 위험의 원인이었다면 올해는 PF 사업장 및 건설사 위험이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부동산PF 위험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공사뿐만 아니라 분양 및 입주가 완료돼야 한다.

그런데 작년 연평균 공사비가 2020년 대비 27% 상승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본PF 전환이나 기존 PF 사업장의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발생한 상황이다.

백 실장은 "부동산PF 위험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경우, 신용축소에 따른 실물경제활동 둔화가 예상된다"며 "부동산PF의 특성을 감안해 건설사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성 있는 PF 사업장 선별 및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건설 PF 부실에 따른 우려가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2024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발표를 통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채권 규모는 412조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와 함께 추가적인 PF 부실이 발생할 경우 신용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PF 부실은 올해도 증권사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24년 증권산업 전망과 주요 이슈 발표에서 "부동산경기 악화시 부동산PF 부실로 증권사 손실이 확대되고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충당금 적립 확대, 장단기 미스매칭 위험관리, PF 익스포져 비중 축소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도 문제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2024년 자산운용산업 전망과 주요 이슈 발표에서 해외부동산펀드의 부실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는 높아진 금리 및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작년 말 기준 순자산 기준 80조원에 근접한 공·사모 해외부동산펀드 투자자의 손실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3년 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 가격 정점대비 하락 폭 미국은 -21.6% 유럽은 -25.1%에 달하며 손실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선순위 대출로 인해 부동산펀드 지분 투자자의 손실은 펀드에 편입된 부동산 가격 하락보다 더 클 수 있다.

김 실장은 "주기적인 감정평가 시점, 펀드 만기 시점 등에 펀드 지분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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