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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중간평가인가 대선 전초전인가

2024-02-14 00:00:00 게재

D-56. 4월 총선이 두달 앞이다. 총선 승부는 정당 간, 후보 간 대결이다. 투표용지에도 후보와 정당명이 같이 표기된다. 정당요인 인물요인을 결합해야 승부를 가늠할 수 있다. 그중 정당요인에서 유권자가 주목하는 요소는 정당 대표의 리더십이다. 정당 대표의 발언 행동이 유권자의 호감 신뢰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런 면에서 4월 총선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합이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두 사람에게 4월 총선은 정치적 시험대이자 3년 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가진다. 1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직무수행에 대한 유권자 평가를 보여준다. (1001명, CATI, 1.23-25)

여야 대표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한동훈 52%, 이재명 35%이고 부정평가는 한동훈 40%, 이재명 59%다. 긍정평가는 한 위원장이 17%p 높고 부정평가는 이 대표가 19%p 높다. 한 위원장의 긍정비율은 2012년 박근혜 전 대표와 동일한 역대 최고치다. 이 대표의 긍정비율도 민주당 대표로는 최고치이지만 35% 선을 넘지 못했다.

한동훈에 대한 긍정평가 이재명 압도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이 높은 요인은 무엇인가? 갤럽 조사를 종합하면 같은 진영 내 결속력, 중간지대 확장성, 청년층의 기대감, 민생유권자의 지지, 수도권과 스윙지역 우세, 상대 진영 유권자의 거부감 완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한동훈 위원장은 진영 내 유권자의 긍정평가가 압도적이다. 보수 유권자의 78%, 여당 지지층의 89%가 한 위원장에게 긍정적 평가를 한다. 이재명 대표가 진보 유권자의 57%, 야당 지지층 69%의 긍정평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간지대도 한 위원장이 우위에 있다. 중도 유권자의 긍정평가는 한동훈 45%, 이재명 37%다. 무당층 유권자도 긍정평가 비율은 한동훈 38%, 이재명 26%다. 이념을 밝히지 않은 ‘탈이념형’ 유권자의 긍정평가 비율도 한동훈 37%, 이재명 32%다.

청년층 평가도 한 위원장이 이 대표에 앞선다. 2030의 여야 대표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한동훈 43~53%, 이재명 28~36%다. 대학생 유권자도 한동훈 58%, 이재명 33%로 한 위원장의 긍정평가 비율이 25%p 높다.

민생 유권자도 한 위원장에 긍정적인 편이다. 내수경기에 민감한 자영업 평가는 한동훈 48%, 이재명 39%다. 고용을 중시하는 기능, 노무, 서비스 종사자도 한동훈 48%, 이재명 38%다. 생활경제에 신경쓰는 전업주부도 한동훈 59%, 이재명 29%다.

수도권과 스윙지역도 한 위원장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본다. 수도권의 직무수행 긍정평가 비율은 한동훈 48~51%, 이재명 30~36%이다. 충청권도 한동훈 52%, 이재명 27%다. PK 권역은 한동훈 62%, 이재명 30%이다.

상대 진영 유권자 평가도 눈길을 모은다. 민주당 지지층의 23%가 한 위원장 직무수행에 긍정적이다. 진보성향 유권자도 32%가 한 위원장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호남 지역 유권자도 42%가 한 위원장에게 긍정평가를 했다.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평가 결과는 정치적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제 투표상황에서는 다를 수 있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 의뢰로 조사한 차기 대선 가상 양자대결은 한동훈 42%, 이재명 45%로 오차범위 내에 있다. (1011명, CATI, 1.25-26)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평가가 정권, 여당에 대한 유권자 인식에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다. 지난 한달 동안 여야의 정당지지도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정권심판론이 정부지원론을 크게 앞서는 여론도 변함이 없다.

정부여당에 대한 유권자 인식 안바뀌어

만일 총선이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치러진다면 야당이 유리하다. 야당이 ‘윤석열 대 반윤석열’ 구도를 부각하는 이유다. 그러나 여야 대표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만 보면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에서는 여당도 승산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여야가 구상하는 총선 프레임과 캠페인 전략이 눈에 보인다. 4월 총선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구도로 치를 것인가? 아니면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선거 구도를 확장할 것인가? 그것이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심재웅 여론조사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