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1955년 미군 원조로 건립됐다

2024-02-20 10:58:04 게재

대구근대역사관 전시회

1955년 전쟁 직후 대구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20일 ‘1955년 미군 원조로 건립된 대구시청’이라는 주제로 작은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이날부터 4월 14일까지 1층 명예의전당 앞에서 열린다.

대구근대역사관은 지난 2021년 이동준씨로부터 1953~1955년 대구에서 이뤄진 미군 원조 공사내역이 기록된 ‘원조공사사진첩’을 기증받았다. 이 사진첩에는 6.25전쟁 직후 대구의 상황과 대구시청사 등이 미군 원조로 건립된 과정이 담겨 있다.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시는 2023년 7월 경북도 소속 군위군을 편입하는 등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대구의 상징적 건물 중 하나인 ‘1955년 건립 대구시청사’를 살펴보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조공사 사진첩에 따르면 전쟁으로 우리나라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던 당시 미군은 기술력과 노동력을 직접 현장에 투입해 피해복구사업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이 ‘미군대한원조사업(AFAK)’이다.

1955년 작성된 ‘원조공사사진첩’의 1953~1955년 공사내역을 보면 대구시청사를 비롯 도로 보건진료소 경찰국 등의 관공서 각급학교 고아원 양로원 병원 교회 등이 원조사업으로 건립됐다. 1955년 미군 원조로 건립된 대구시청사는 현재 대구시의회로 사용되고 있다.

당시 시청 자리에는 1909년 9월 통감부의 지방통치기관인 대구이사청이 이전해 오면서 건립된 목조건물이 있었다. 1910년 대구이사청이 폐지되고 대구부로 개칭되면서 대구부청 청사로 사용되다 1949년 6월 6일 화재로 건물은 소실됐다. 이후 약 6년 동안 시청사 없이 대구시 행정이 이뤄졌다. 대구시민들은 1955년 대구시청 건립에 대해 감사식을 개최하며 미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전시에는 ‘원조공사사진첩’ 속의 내용과 함께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대구부청 사진 등도 전시된다. 대구시 기록관에 소장되어 있는 당시 공문서와 사진 등을 제공받아 대구시청사가 증축되는 과정 등을 그래픽 영상으로 보여준다. 1949년 6월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은 당시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형석 대구근대역사관장은 “1950년대 미군 원조에 의한 대구 정비 과정이 담긴 귀중한 기증유물을 시민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전시를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사 이해에서 자료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우리나라 전역이 전쟁 피해로 힘들었던 1950년대 시대상황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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