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 강화하는 기후동행카드

2024-02-22 13:00:25 게재

5만원대 ‘청년권’ 내놓고

버스로 경기도 파고들고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확산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서울시는 22일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한달 5만8000원으로 서울권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만 19~34세가 대상이며 따릉이를 포함하지 않을 경우 5만5000원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학업, 구직 등 활동이 많음에도 소득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기후동행카드가 수도권 주민 전체를 위한 교통 패스로 자리잡으려면 경기도와 협업이 필수이지만 현재 관련 논의는 멈춰있다. 특히 지하철은 각기 상이한 시스템 통합 등 지자체 간 공동 논의를 거쳐야 한다. 대신 서울시는 버스를 활용해 경기도민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경기도민도 서울버스를 탈 경우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 사용 범위에 경기도를 경유하는 서울 면허버스 노선이 이미 포함돼 있다”며 “광역버스보다 저렴한 서울버스를 타면 무제한 교통 패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해당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 면허버스는 고양시 30개, 광명시 26개, 성남시 11개, 안양시 15개 등 총 111개 노선이다. 김포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운행되는 서울동행버스에도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된다.

서울시가 이처럼 공세적인 고객 확장에 나서는 것은 예상보다 높은 호응 덕분이다. 지난달 27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42만장(모바일카드 포함)이 팔렸다. 최초의 대중교통 무제한 패스라는 점도 구매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서울시의 공세적 마케팅에는 또다른 속내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로 시장 선점 전략이다. 청년권 출시가 대표적이다. 기후동행카드 구매자의 절반 이상은 20·30대다. 청년권 출시는 사실상 기후동행카드 가격 인하와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하철 대신 버스로 경기도에 파고 드는 것도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상반기 중 시작되는 국토부 K-패스, 경기도 패스와 경쟁에 앞서 교통카드 가입자를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경기도와 협력도 요원하고 여러 교통패스와 경쟁이 펼쳐질텐데 이렇게 되면 먼저 쓰기 시작한 패스를 계속해서 사용할 확률이 높아진다. 서울시는 이를 겨냥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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