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녹색전환 채권’으로 탈탄소 앞당긴다

2024-02-23 13:00:03 게재

10년간 181조원 규모 발행 수소제철·차세대반도체 지원

일본정부가 탈탄소 정책을 앞당기기 위해 녹색전환(GX, Green Transformation) 채권 카드를 꺼내들어 주목된다.

23일 코트라(KOTRA) 오사카무역관과 니혼게이자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부터 10년간 20조엔(약 177조원) 규모의 GX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일본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향후 10년간 150조엔 규모의 GX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투자촉진을 위해 GX채권을 신설했다. GX채권은 탈탄소 이행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환경채권(그린본드)과 달리 원자력발전과 이산화탄소 저감기술도 투자대상에 포함한다.

국채 발행구조를 보면 상환기간 10년물은 14일, 5년물은 27일 각각 8000억엔 규모로 입찰을 실시했거나 진행한다. 조달 자금 사용처는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탄소배출 46% 삭감 목표 공헌도, 국내 수요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매긴다.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저탄소·탈탄소 에너지 △친환경 운수 △친환경 상품·생산기술 △순환경제 등 6가지로 분류된다.

니혼게이자신문에 따르면 발행 첫해에는 1조6000억엔(12조3700억원)을 조달해 이중 9000억엔은 탈탄소 연구개발에 사용한다. 연구개발 최대 지원분야는 수소제철로 2564억엔이다.

철강은 일본 제조업의 기반산업이지만 공정은 대부분 석탄을 사용한다. 철강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일본 국내산업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에 일본제철, JFE, 고베제강소 등 일본철강 3사는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철광석과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 차세대 반도체 750억엔, 공업로 325억엔,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124억엔이 각각 책정됐다.

탈탄소로 이어지는 제품의 생산 확대에는 7000억엔을 보조한다. 이차전지와 파워반도체 분야에 각각 3316억엔, 1523억엔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트라 오사카무역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일본 탈탄소 정책방향과 주요 기업의 사업현황을 파악해 준비한다면 파트너십을 통한 신시장 진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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