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실적에 미·일 증시 사상 최고치

2024-02-23 13:00:02 게재

다우 3만9000 돌파…S&P 최대 상승

닛케이지수 34년 만에 버블 고점 뚫어

특정 기업 영향력 과도, 변동성 확대 우려

예상치 상회 실적 발표한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21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이상 상승했다. 사진은 엔비디아 로고.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후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각국의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대비 16.4% 폭등했고, 미국 다우지수는 3만9000선을 돌파했다. S&P500지수는 전일보다 2.1%,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2% 상승하며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1989년 거품 경제 때 세웠던 버블 고점을 34년 만에 뚫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작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도 전일보다 2.96% 오른 1만6041.62에 마감해 2021년 11월에 세운 전고점 돌파가 눈앞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하루에만 16.40% 급등하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도 이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3만9098.68로 마감하며 1989년 12월 29일에 세운 사상 최고치(3만8915)를 34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최근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일본 대형 반도체주는 줄줄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중이다.

씨티그룹은 “엔비디아 실적발표로 AI 산업이 여전히 고속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닛케이지수의 올해 고점 전망치를 3만9000에서 4만5000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가 AI 관련 수요에 대한 기대를 다시 자극했으며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엔비디아 홀로 미국 증시 전체를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정 기업의 증시 영향력이 과도하면 향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그에 따른 후폭풍이 도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MRB 파트너스의 필립 콜마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증시 랠리는 내재적인 위험을 수반한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세계 증시가 엔비디아 실적에 열광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증시는 보합세에 머무르며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코스피는 전일대비 16.76포인트(0.63%) 오른 2681.03에 개장해 9시 35분 현재 2679.08(0.56%)로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포인트(0.33%) 떨어진 867.20에서 거래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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