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 아파트 이름 ‘이제 그만’

2024-02-28 13:00:01 게재

서울시 적정글자 수 권고

아파트이름 길라잡이 발간

'DMC SK뷰아이파크 포레'

서울시가 갈수록 길어지는 아파트 이름 간소화를 추진한다.

시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해치고 생활에 불편을 주는 아파트 이름을 한글과 고유 지명을 담아 쉽고 편하게 바꿔나가기 위해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이름은 갈수록 길고 복잡해지고 있다. 동네와 건설사 이름과 브랜드는 물론 ‘센트럴’ ‘팰리스’ 등 외래어 별칭까지 더해 뜻을 알기도 기억하기도 힘든 이름이 난립한다.

아파트 이름은 시대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였다. 과거에는 지명을 딴 경우가 많았다. 1990년대부터는 건설사 브랜드를 앞세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건설사마다 외래어를 활용한 작명이 늘었다. 글자수가 늘어난 것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1990년대 평균 4.2자였던 것에서 2000년대 6.1자, 2019년에는 9.84자까지 늘어났다. 시에 따르면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브랜드 앞뒤에 붙는 애칭이다.

시가 민간 영역인 아파트 이름에 손을 대기로 한 것은 적절한 권고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와 업계의 공통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2022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3차례에 걸쳐 학계 전문가·조합·건설사 등의 토론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 이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난립하는 이름에 정돈이 필요하다는 점에 건설사들도 공감했다. 지난해 열린 3차 토론회에서는 서울시와 공공·민간 건설사 11곳이 ‘아파트 이름 개선 동참 선언식’도 개최했다.

가이드라인은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 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다.

길라잡이는 각 자치구와 조합 건설사에 공개·배포된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자료실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한병용 주택정책실장은 “지나치게 긴 이름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며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한글 이름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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