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현손녀 “간호사 언니 힘내세요”

2024-02-28 13:00:01 게재

3.1절 맞아 31만원 기부

1년간 토끼저금통에 모아

3.1절 맞아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사를 응원한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이 고사리 손으로 1년간 모은 토끼 저금통을 깼다.

경북 칠곡군 출신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의 현손녀 예진(가운데)양이 의료공백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에게 31만원을 전달하며 응원했다. 사진 칠곡군 제공

화제의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였던 1927년 10월 18일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의 현손녀(증손자의 딸) 장예진(사진·장동초 4학년) 학생이다.

장양은 지난 27일 대구시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찾아 박성식 병원장과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31만원을 전달했다.

장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손을 잡고 입장해 만세삼창을 했다.

장양은 이날 기념식 참석 후 내년 3.1절까지 31만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해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결심했다. 저금통에는 ‘애국 토끼’라고 적었다. 장양은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양 아버지인 장준희(칠곡군청 주무관)씨는 수시로 토끼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지역사회에 장양의 아름다운 도전이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응원하고 나섰다.

장양은 초등학생으로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을 이겨내고 지난 15일 목표 모금액 31만원을 모았다.

장양으로부터 31만원을 전달받은 칠곡 경북대병원 간호사들은 장양이 쓴 “소리 없는 영웅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합니다”라는 글귀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놓았다. 김미영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장진홍 의사는 1930년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했다. 정부는 1962년 장진홍 의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는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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