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SG펀드 순자산 다시 증가

2024-03-05 13:00:15 게재

단기 수익률 코스피대비 ↓

3년 수익률 시장 6%p 상회

지난해 ESG펀드 순자산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수익률은 코스피보다 낮지만 3년 장기 수익률은 코스피 등 시장수익률을 6%p 상회했다.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5일 발간한 ‘2023년 하반기 국내 ESG 펀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ESG 펀드 순자산은 증가했다. 시장 변동성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ESG 펀드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하회했지만, 3년 이상 장기적으로는 시장 수익률을 6%p 이상 상회하며 두드러진 하방 방어력을 보였다. 서스틴베스트는 2023년 10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ESG 펀드 공시기준을 반영해 ESG 펀드 기준을 재정비하고 이번 보고서부터 적용했다고 밝혔다. 재정비된 기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ESG 펀드는 총 124개로 상반기 말 대비 1개 증가했다. 이 중 101개가 액티브 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2023년 하반기 신규 출시된 ESG 펀드는 4개로, 이 중 2개는 지배구조 관련 펀드이고 나머지 2개는 해외주식형 펀드였다.

작년 말 국내 ESG 펀드 순자산은 5조7576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2.4% 늘어나 2021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상반기 말 대비 5.8% 감소했다. 하반기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ESG 펀드에서 약 4283억원이 순유출되었고, 주로 국내채권형 ESG 펀드와 해외주식형 ESG 펀드에서의 유출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주식형펀드를 살펴보면, 하반기 증시 상승으로 ESG 펀드와 일반펀드(ESG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 모두 전기 대비 순자산이 증가했다. 2023년 말 국내주식형 ESG 펀드 순자산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1.2% 증가했고, 국내주식형 일반 펀드의 순자산은 68조원 규모로 4.9% 늘었다. ESG 펀드의 투자전략별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경영관여(Engagement) 전략을 포함하는 펀드가 하반기 유일하게 325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 펀드 순자산은 증가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글로벌 지속가능성 펀드 순자산은 2조9670억달러로 상반기 말 대비 4.7% 증가했다. 자금흐름의 경우 하반기 112억달러가 순유입되어 상반기 490억달러 순유입에서 둔화되었다. 유럽의 경우 지속가능성 펀드로 유입세가 둔화됐지만 일반 펀드에서 순유출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자금 유출 방어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ESG의 정치 쟁점화와 그린워싱 우려 등으로 순유출이 가팔라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수익률 측면에서 2023년 하반기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 수익률은 2.55%로, 코스피와 코스피200을 1.00%p, 3.38%p 각각 하회했다. 국내채권형 액티브 ESG 펀드 수익률은 KIS종합채권지수보다 1.53%p 낮은 3.14%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대형주 쏠림 현상 지속된 가운데 ESG 펀드의 대형주 보유비중이 시장보다 낮아 수익률에 부정적이던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섹터별로 하반기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금융 섹터와 정보기술 섹터에 대한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ESG 펀드의 투자성과가 돋보였다. 2023년 말 기준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의 3년 수익률은 -1.21%로 KOSPI와 KOSPI200을 각각 6.38%p, 6.83%p 웃돌았다. 최근 3년간 시장 변동성이 높게 유지된 가운데 ESG 펀드가 두드러진 하방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피200의 3년 수익률은 –7.59%, -8.04%로 손실을 기록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투자의 전제는 장기주의이며 ESG펀드 운용전략의 효과가 장기 투자성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정책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는 운용사들이 투자시계를 더 길게 가져가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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