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로봇기업 IPO, 미래 먹거리로 주목

2024-03-05 13:00:16 게재

8조원 몰린 케이엔알시스템, 7일 상장

엔젤로보틱스 6일부터 수요예측 시작

적자로 주가 부진 … 개별 실적 살펴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로봇 산업 관련 업체들의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청약과정에서 8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들어온 케이엔알시스템은 오는 7일 상장을 앞두고 있고, 웨어러블 로봇업체 엔젤로보틱스는 6일부터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하이젠RNM,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신규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접수해 심사 단계 중이다. 나우로보틱스, 클로봇, 씨메스 등의 신규 상장 준비 소식도 나온다. AI 기술을 적용한 로봇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로봇기업들의 도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자금조달 위한 상장 줄도전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로봇 기업의 신규상장이 잇따르면서 증시에서 로봇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등 로봇섹터 형성의 활발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26~27일 일반 공모청약에서 약 8조480억원의 자금이 몰렸던 유압 로봇시스템 전문 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오는 7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공모가 1만3500원으로 경쟁률은 2266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467억원이다.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31.86%다.

지난 2000년 기계·로봇 공학 박사 3명이 창업한 케이엔알시스템은 유압시스템과 전동시스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유압로봇과 시험장비를 개발·제조하는 로봇 및 시험장비 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극한의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 할 수 있는 유압로봇 설계부터 부품 제조까지 원스탑 솔루션을 완성해, 내환경용 로봇 팔, 다용도 로봇 팔, 내방사능 로봇, 핵융합로 유지보수 로봇, 탑승형 이족보행 로봇 등 유압시스템 기술력이 집약된 다양한 차세대 로봇을 개발·납품 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에 도전하는 웨어러블 로봇업체 엔젤로보틱스는 6일부터 12일까지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엔젤로보틱스의 공모주식 수는 총 160만주로, 100% 신주 모집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1000~1만5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하단기준 176억원 수준이다. 엔젤로보틱스는 보행 재활 웨어러블 로봇(angel MEDI), 일상생활 지원 웨어러블 로봇(angel SUIT), 근골격계 보호 산업용 웨어러블 슈트(angel GEAR), 관련 로봇 부품(angel KIT)을 개발·생산하는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이다. LG전자가 주주로 참여한다. 대표 제품인 ‘엔젤렉스 M20’은 지면 보행이 가능한 외골격 보행보조 로봇으로, 불완전 하지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근육의 재건, 관절 운동의 회복 등 재활 및 치료를 위해 사용됨. 2022년 12월 의료기기 3등급 품목허가 인증 완료했다. 현재 신촌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상급종합병원과 전국 50여 곳이 넘는 종합병원,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재활 훈련에 쓰이고 있다.

◆로봇 산업 육성 방안 영향 커 = 로봇기업들의 IPO는 지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그해 2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신규상장과 함께 기존 산업용 로봇 뿐 아니라 ‘협동로봇’이 우리 삶에 더욱 가까워진 후, 2022년 3월 유일로보틱스, 11월 뉴로메카가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리고 작년 10월에는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며 국내 증시의 한편을 당당히 차지했다. 또한 2021년 7월 에브리봇, 11월 마음AI(마인즈랩), 2022 년 10월 에스비비테크, 2023년 4월슈어소프트테크, 등 개인 서비스 로봇, 로봇부품, 플랫폼·SW·AI까지 다양한 로봇 분야의 중소형 기업들의 신규상장이 이어지며, 규모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로봇 기업들로 확장됐다.

산업용 로봇의 국내 대표 기업 HD 현대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 시장 확장, 한화·모멘텀 부문의 로봇 사업부 분리로 신설된 한화로보틱스 등 대기업군의사업 확장에, 이차전지 소재 전문 코스모그룹의 개인 서비스 로봇 코스모로보틱스, 브이원텍의 시스콘, 티라유텍의 티라로보틱스, GST의 로보케어 등 중견·중형 기업들의 로봇 사업 진출까지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로봇 산업 육성 방안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K-Robot Economy 첨단로봇 산업비전과 전략’을 공개한데 이어 올해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민관합동으로 3조원 이상을 투자해 ①8대 핵심기술 확보 ②혁신인재 + 1만5000명 ③로봇 전문기업 150개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를 제시하며 2030년까지 로봇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80%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확보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로봇산업 성장세와는 달리 아직 실적이 좋지는 않다. 이에 로봇 관련 종목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적자확대 또는 적자전환 기업들도 많아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들의 실적을 잘 살펴야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 대장주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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