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한치 인공 부화 성공

2024-03-06 09:54:24 게재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원

육상 수조내 부화기술 개발

경북도가 국내 최초로 ‘한치’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경북수산자원연구원은 한치로 널리 알려진 화살꼴뚜기를 실내 육상수조에서 사육하면서 산란 유도 및 수정란 부화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원은 동해안의 오징어류 자원 보존을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한치 부화 연구를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울진군 후포항에서 채낚기로 어획된 몸길이 24㎝ 정도의 한치 300마리를 구입해 육상 수조에서 2개월간 사육하면서 적정 사육환경과 먹이생물을 규명했다. 또 수조에서 암컷과 수컷의 교미(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는 등 번식생태학적 습성을 밝혔다. 지난 1월 초에는 수조에서 산란을 시작해 60일 정도의 발생과정을 거쳐 3월 초 인공 부화에 최종 성공했다.

김윤하 박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치 사육과 관련된 정보는 없었으나 대문어 등 다른 수산생물의 종자생산 기술정보를 참고해 산란 유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치는 몸길이가 30㎝를 넘는 대형종으로 주로 동해 연안에 서식하는 오징어목 꼴뚜기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다리가 한치(약 3㎝) 정로도 짧아서 ‘한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도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대형 꼴뚜기류인 창꼴뚜기와 함께 두 종을 구분없이 한치라고 일컫는다. 단맛이 있고 육질이 부드러워 살오징어보다 대접받는 고급 어종이다. 제주도에서는 '한치가 쌀밥이요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개떡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연구원은 과거 동해안 대표 수산 먹거리였던 살오징어가 명태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한치 부화 성공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오징어류를 대표하는 살오징어는 ‘금징어’로 불린다. 어획량이 10년 전과 비교해 80% 이상 급감하고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과거엔 마리당 4000원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최고 2만5000원까지 올랐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경북의 살오징어 어획량은 2013년 6만3000톤에서 2022년 1만톤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2013년 15만5000톤에서 2022년 3만7000톤으로 대폭 감소하고 있다.

연구원은 한치가 살오징어 대체 품종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인공 종자생산 기술 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영석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한치 부화 성공은 수산자원 번식생태 연구에 첫걸음을 내딛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동해안 오징어류가 지속적으로 이용가능한 대표 수산자원으로 명맥을 이어 나아갈 수 있도록 종 보존을 통한 대량 종자생산 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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