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최고치…랠리 어디까지 갈까

2024-03-06 13:00:01 게재

“연말까지 15만달러” vs “4월 이후 급락”

“아직 정점 아냐” vs “변동성 커 신중해야”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아직 정점이 오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15만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4월 반감기 이후엔 급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가상화폐시장의 변동성이 커 신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5일(현지시간) 6만93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서부 오전 7시 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06% 상승한 6만9115달러를 기록하며 6만9000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 11월에 세웠던 최고가 6만8990달러를 2년 4개월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사상최고치 경신 후 비트코인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조정을 받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이후 160%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2월에만 40%가 넘게 상승했다. 이러한 비트코인 상승세는 올해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이후부터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등장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73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대로 실물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올해 4월로 예정된 반감기(공급량 절반 축소)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비트코인 랠리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으며, 이 중 1900만개는 이미 채굴된 상태다.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일단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월부터 거래를 시작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고,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로 꼽히는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8만2000달러에 도달하고 올해 말까지 15만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현물 비트코인 ETF에 따른 수요 개선과 반감기에 의한 공급 축소, 우리가 예상하는 통화정책 완화가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와이즈애셋매지니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매트 휴건은 올 연말 비트코인이 8만달러가 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10만~2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수요가 훨씬 더 커질 것이지만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의 새로운 시대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4월 이후 4만2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디지털 금융 수석부사장인 라지브 밤라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특히 가상화폐 시장의 앞길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이를 인식하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화시장에서는 5일 오전 9680만원을 돌파하며 비트코인 1개 가격이 1억원에 육박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현물 ETF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여부와 관련해 “현재는 자본시장법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입법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면서 정책적으로 무엇이 바람직한지 고민하는 지점에 서 있다”며 “하반기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마련하면서 이것들(비트코인 현물 ETF)이 같이 공론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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