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고용지표 추가 확인 필요”

2024-03-07 13:00:25 게재

기존 금리인하 '신중론' 재확인

미국 경제 견조한 성장세 기대

은행 자본규제강화 의견수렴 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물가와 고용지표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를 언급한 상황에 주목하며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고 달러화 가치와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은행 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레이번 하우스 오피스 빌딩에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앞에서 증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금리, 긴축 사이클 고점 … 고용은 여전히 뜨거워 = 파월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금리는 “미국의 금리는 긴축 사이클의 고점에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물가상승률 2% 목표로의 진전은 보장되지 않았다”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마찬가지로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재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시작 전에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에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년대비 2.40%, 핵심 PCE는 2.85% 상승하면서 둔화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전월대비로 헤드라인은 0.35%, 핵심은 0.42% 상승하면서 지난 12월보다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지면서 물가가 목표치까지 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은 과정임을 보여줬다. 여기에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력한 상황이다. 연준은 물가 둔화 과정이 순탄치 않은 가운데, 여전히 미국 경기는 견고한 상황에서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물가가 재차 반등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신중론을 유지하는 배경으로는 또 미 경제가 튼튼하다는 점이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저와 동료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침체에 빠질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은행권 건전성 강화 준비 == 한편 이날 하원 증언에선 연준을 포함한 규제당국이 추진하는 미 은행권의 자본 규제 강화 방안에 관한 질의가 집중됐다.

앞서 연준 등은 지난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은행의 자본금 요건을 상향하는 규제 변경을 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은행권은 연준 등이 제안한 자본 규제 강화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은행 자본규제 강화 계획에 대해 “1월 중순 방대하고 중요한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며 “향후 진행을 결정할 수 있는 시작 단계에 있으며 현재로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려 사항에 대해 듣고 있다”며 “제안된 규제안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비둘기적” 평가 == 시장에서는 파월의 발언을 비둘기적으로 평가했다. JP 모건은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관련 새로운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는 점이 안도감을 줬다”고 판단했다. 단기간 내 금리인하가 시작되지는 않겠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가 정점을 지났음을 보여준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다만 파월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이 안도감을 느꼈으나 3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가 수정되면 시장이 놀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파월의 발언은 몇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시장의 기대와 일치하는 것으로 투자 심리에 도움이 됐다”며 “만약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점도표가 업데이트되면서 3회 인하가 아닌 1~2회 인하가 나올 경우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으며, 1월 뜨거운 수치 이후 앞으로 나올 지표가 (점도표) 수치를 움직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86포인트(0.20%) 오른 38,661.0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11포인트(0.51%) 상승한 5,104.7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1.95포인트(0.58%) 뛴 16,031.54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달러화지수는 103.38로 전일대비 0.40% 하락했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10%로 전일대비 0.05%p 떨어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0.4%에 달했다. 이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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