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 지자체 유치전 후끈

2024-03-08 13:00:32 게재

부산·대구·광주·충남 등 참여

복지부 “타당성용역 후 결정”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앞두고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말 설립근거를 담은 법이 통과되면서다.

지난달 2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충남 지방정부회의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도내 15개 시군 시장·군수들이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 등 대통령 지역 공약을 이행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제공

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는 부산 대구 광주 충남 등이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입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양보 없는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은 치의학산업 선도도시 도약을 내세우며 2016년 지자체 최초로 행정기구인 치의학산업팀을 설치했다. 2017년 치의학산업연구원 부산유치전략수립 용역도 완료했다. 2018년에는 치의학 산업육성조례 역시 지자체 처음으로 제정했다.

치의학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국산 임플란트가 처음 시작된 도시이며 오스템임플란트, 디오 등 치의학 관련제조업체가 집적해 있다.

2018년 부산디지털치의학 인재양성원을 설립했고 치의학 기술연구센터와 치의학산업연구지원센터도 설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치의학 산업 발전 기반이 어느 지역보다 탄탄하다”며 “글로벌허브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부산에 유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는 국립치의학연구원 관련 기반시설이 가장 잘 갖춰진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3년 일찌감치 연구원 유치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관련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대구는 2021년 기준 사업체 수 42개에 종사자 수는 1451명에 이르며 생산액(3359억원) 전국 2위를 차지하는 등 비수도권 최고 치과 의료기기 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치과산업 지원 기반도 탄탄하고 풍부하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등 연구기관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메디밸리창업지원센터, 의료기술시험연수원 등도 구축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0년 이상 일관성 있는 치과산업 육성정책을 해왔다”며 “강점을 널리 홍보해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덴탈시티 대구에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가장 먼저 강조했던 광주시도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는 지난 2012년 치의학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정부에 설립을 지속 건의했다.

선점 효과와 함께 탄탄한 연구기반도 강점이다. 전국 11개 치과대학 중 두 곳(전대·조대)이 광주에 있고, 치과소재부품기술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유치 근거를 고도화하는 용역을 새로 준비 중이며 조만간 유치위원회도 발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 대구 광주 등이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 충남은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충남도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을 대통령 공약대로 천안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그동안 타 시·도에 대통령 공약에 대해선 공모에 반대하자고 제안해왔다. 일종의 신사협정 제안이다.

김 지사는 최근 민생토론회를 위해 충남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후 “대통령께서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천안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며 “천안 설립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충남도와 15개 시·군은 지난달 21일 공동으로 “치의학연구원 설립은 공모 없이 대통령 공약대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자체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복지부도 고민이다. 법은 통과됐지만 설립 위치를 정하는 것은 후순위로 넘길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모로 할 것인지 특정지역을 단독으로 정할 것인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설립타당성 용역을 통해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용역은 이르면 상반기 중 착수할 예정으로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란 설명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담은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23일 공포됐다.

곽재우 최세호 윤여운 방국진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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