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일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여부 따라 변동성 확대

2024-03-18 13:00:03 게재

미 FOMC, 향후 금리인하 경로 시그널 주목

일 BOJ, 마이너스 금리 탈피 … YCC 변화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 추가 둔화 가능성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4회 연속 금리동결이 예상되나 향후 금리인하 경로 시그널에 따라 금융시장은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탈피가 예상되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와 수익률 통제 곡선(YCC) 운영 변화도 주목된다. 중국의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추가 둔화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심리가 꺾일 가능성도 높다.

◆미 연준, 매파 수위 한층 더 높일 듯 =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에 발표될 3월 FOMC 결과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2월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 기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데이터 의존적인 연준이 매파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있다”며 “향후 인하 시점에 대한 신중한 접근 등 매파 시나리오를 베이스로 설정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지난해 9월 이후 4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한 후(현 5.25~5.50%) 이번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정책 시그널이다. 이에 금융시장은 FOMC회의 결과문과 파월 연준의장 회견에서 △금리인하 적정 판단 문구 여부 △금리인하 시작시기 및 인하속도 △인플레이션 평가 △경제 평가 △양적긴축(QT) 논의 등에 대한 코멘트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점도표에서 금년 정책금리 전망(12월 4.4~4.9%, 중위값 4.6%) △경제성장률 전망(12월 금년 1.4%, 내년 1.8% 전망), △올해 근원 PCE 전망(중위값 2.4%) 수정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양적긴축(QT) 속도 조절 변수도 주목해야 한다. 향후 국채 위주의 자산 축소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 역레포 잔고 소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고, 역레포잔고 소진시 QT가 지급준비금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들이 충분한 지급준비금 확보가 어려워지며 단기 유동성, 자금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3회 인하에서 2회 인하로 수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달 초 상하원 증언에서 보여줬던 비둘기적 스탠스를 후퇴시킬 소지도 있는 만큼, 3월 FOMC 전후로 연준발 불확실성이 증시에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판단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하반기로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FedWatch)이 예측하는 연준의 6월 금리인하 확률은 55%로 전주 73%보다 하락했다.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 여부, 중요 변수 = 국채금리 추이와 국제유가 추가 상승여부도 금융시장의 중요 변수로 지목된다.

3월 FOMC회의 결과에 따라서 미국 국채금리 흐름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종가기준 4.3%까지 재반등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FOMC 회의결과에 따라서는 4.5%선을 다시 넘을 가능성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미국 국채금리가 4.5% 선을 다시 넘어선다면 이는 6월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를 의미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 중요한 금리 레벨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도 살펴야 한다.

유가가 지난 14일 이후 다시 81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상품물가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OPEC+의 자발적 감산으로 인한 수급불안은 부각되는 양상”이라며 “유가 추가 상승은 당연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재차 자극하면서 금리의 추가 상승을 견인하는 동시에 소비 둔화 압력을 확대시킬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일본, 물가·임금 인상에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증가 =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하는 일본은행은 이번에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단기금리 -0.1%, 장기금리 0% 정도)를 탈피하고 수익률 통제 곡선(YCC) 운영 변화 가능성이 크다. 실제 변경시 △엔화 강세폭 △국채금리 및 증시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일본 대기업들이 잇따른 임금 인상을 단행하는 등 물가와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역시 마이너스금리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BOJ 회의 이후 나타나는 엔화 환율 및 닛케이 주가 변화가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너스 금리정책 종료 결정에 따른 엔화 강세, 일본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시장에 일본 통화정책 이슈는 상당부분 선반영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YCC 폐지 등의 정책 전환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엔화의 강세 폭은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BOE)도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작년 9월 이후 4차례 정책금리를 5.25%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동결을 이어갈 전망이다. 베일리 BOE 총재는 최근까지도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번 금리인하 시기 등 시그널을 보일지 관심이다.

현지시간으로 19일 호주(4.35%), 20일 브라질(11.25%), 인니(6.00%), 21일 멕시코(11.25%), 노르웨이(4.50%), 대만(1.875%), 터키 (45.00%)에서도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되어있다. 대체로 동결 전망이 우세하나 터키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

◆중국 주요 경제지표 둔화 = 중국인민은행은 20일 대출우대금리(LPR) 결정한다. 지난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한 바 있어 이번 금리도 동결 가능성이 크나 시장의 인하 기대는 상당하다.

이에 앞서 18일 중국에서는 1~2월 통합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소매판매는 작년 12월 전년 동월대비 7.4%로 둔화 전환 후 이번에도 5%대 초반으로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 산업생산은 작년 12월 6.8%로 4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이번에는 5%선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12월 3.0%로 그간의 둔화세에서 소폭 반등 후 이번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내내 신흥 아시아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던 중국 경기 회복 기대심리가 약해질 수 있다”며 “경기모멘텀 둔화로 인해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나 변동성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증시, 주 후반까지 변동성 장세 지속 = 이번 주 한국 증시는 3월 FOMC 이후 연준의 예상 금리 경로 변화와 BOJ 통화정책회의, 엔비디아 의 GTC 이벤트 및 마이크론 실적 발표,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중국 실물 경제 지표 발표 등을 거치면서 주 후반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첫날 18일 오전 코스피는 지난주 말의 급락장세에 이어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1.68포인트(0.44%) 오른 2678.52로 출발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9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23포인트(-0.05%) 내린 2,665.61을 나타내고 있다. 이시각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40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730억원, 580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4포인트(0.83%) 오른 887.80이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2.12포인트(0.24%) 오른 882.58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7억원, 21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은 54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331.0원으로 출발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15분 현재 전장보다 2.5원 오른 1333.0원이다.

달러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감소로 강세를 보였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인 0.3%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강화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감소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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