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텃밭’ 무소속 ‘찻잔 속 태풍?’

2024-03-19 13:00:37 게재

부산 수영 장예찬-대구 중·남구 도태우 ‘변수’

전남 지역 곳곳에서 민주당 탈당 후보들 출마

거대 양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공천 배제·취소된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새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에선 막말 논란으로 공천 취소된 장예찬 도태우 후보가 각각 부산 수영구과 대구 중·남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공천배제된 이석형(담양·함평·영광·장성) 신성식(순천·광양·곡성·구례갑) 권오봉(여수을) 후보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18일 장예찬 후보는 부산시의회에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후보는 “철없는 20대 때 남긴 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잠시 당을 떠나지만 수영구 주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1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난교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장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지역 정가에선 장 후보 취소 후 대타로 투입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가 수영에 별다른 연고가 없다는 점, 부산진을 경선에서 탈락했던 후보라는 점에서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장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지지하는 수영구 청년들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연욱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수영구민을 우롱하지 마라”며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외에도 경남지역에서 공천과정서 탈락한 친여 무소속 후보들이 창원성산(배종천 전 창원시의회 의장), 진주을(김병규 전 경남경제부지사), 사천남해하동(최상화 전 청와대춘추관장) 선거구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5.18 폄훼’ 논란으로 공천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지난 16일 입장문에서 “당당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격려와 지지를 당부드린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대타로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투입했다. 도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광 속에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사다. 이에앞서 최경환 후보(경북 경산)는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호남 눈치 보느라 도 후보 공천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불만, 도 후보에 대한 동정론, 유독 TK 지역에 국민의힘이 국민추천제를 가장한 낙하산 공천을 한다는 비판 여론이 어떻게 작용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지역에서 보수 정당 후보들이 분열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얼마나 반사이익이 될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아성인 전남에서도 민주당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는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이 지난 17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신 전 검사장은 “줄곧 선두를 달리던 저를 컷오프한 경선 과정만 봐도 상식과 공정에 맞지 않다”면서 “순천시민들의 판단, 재심을 받겠다”고 밝혔다. 무소속인 노관규 순천시장과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 전 검사장의 무소속 출마에는 민주당이 공천후보를 교체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0~12일 해당 선거구 경선을 통해 손훈모 변호사를 본선 진출자로 결정했다가 ‘경선 부정’ 등을 이유로 차점자인 김문수 후보를 공천자로 확정 발표했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이 전 군수는 현역인 이개호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자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가 3선 함평군수를 지냈고, 4개 자치단체로 이뤄진 통합선거구라는 점에서 민주당 경선을 준비했던 인사들과 연대 여부에 따라 적잖은 반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을 선거구에서도 권오봉 전 여수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조계원 중앙당 부대변인이 현역인 김회재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했다.

김형선 이명환 광주 방국진 부산 곽재우

대구 최세호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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