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 위크

증권사 주요 안건 ‘CEO 교체·내부통제 강화’

2024-03-20 13:00:14 게재

실적개선·리스크 관리에 역량 집중

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증권사들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내부통제 강화, 주주환원 확대 등이다. 국내·해외 부동산 손실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실적이 악화된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증권사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방안들도 내놨다.

◆신임 대표 공식 데뷔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주총을 개최한 다올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증권사들의 정기 주총이 잇따라 열린다. 날짜별로 보면 한화투자증권(20일), 삼성·대신·현대차·한양증권(21일), SK증권(25일), 미래에셋·교보·유진·흥국증권, DB금융투자(26일), NH투자증권(27일), 키움, 하이투자증권(28일), 유안타·이베스트투자증권(29일) 등이 주총을 앞두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증권사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신임 대표들의 공식 데뷔전이 기대된다.

21일 주총을 개최하는 현대차증권은 현대차와 모비스의 재무전문가로 탁월한 성과를 냈던 배형근 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며 공식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SK증권은 25일 정기주총에서 전우종 현 각자대표의 연임과 함께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흥국증권은 26일 손석근 흥국자산운용 대표의 CEO 선임을 추진한다.27일 열리는 NH투자증권 주총에서는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결정된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28일에는 하이투자증권이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할 계획이다. 29일엔 유안타증권이 신임 대표로 내정된 뤄즈펑 유안타파이낸셜홍딩스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처리한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대표들이 모두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개선과 리스크를 관리 역량을 지닌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어려워진 증권업황 가운데 부동산PF 손실과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등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시가배당률 5% 이상 고배당 실시 10곳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현물 배당을 전년보다 확대하거나 시가배당률 5% 이상의 고배당을 실시한 증권사는 NH투자 삼성 대신 교보 유안타 부국 DB금융투자 한양 유화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10개사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약 500억원 규모인 보통주 약 417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이후 13년 만이다. 현금배당 총액은 약 2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가량 확대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의 약 65%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총 합계는 약 76%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작년 4분기 기준 지배주주순손실 72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2200원으로 지난해 대비 29.4% 올렸다. 배당금 총액은 1964억원으로, 오는 21일 정기주총을 거쳐 확정 시 배당성향은 35.8%를 기록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22억원 규모의 보통주 1000만주 소각을 결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확정짓는다. 이를 통해 2024~2026년 주주환원율을 최소 35%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209만5345주(약 645억원어치)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하고 내년까지 3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메리츠증권을 소유한 메리츠금융지주도 오는 22일 주총에서 2022년(127억2000만원)보다 대폭 증가한 4483억3400만원(주당 2360억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처리한다. 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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