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용한 공천’ 어디로, 비례대표 파열음

2024-03-20 13:00:31 게재

‘쌍특검’ 표결 후 잡음 터져나와 한동훈·이철규 충돌 …김경율 가세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을 거의 마무리했다. 초반에는 ‘조용한 공천’ 기조를 유지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공천 잡음이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의원의 충돌 사실이 알려지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 후보자 공천을 끝낸 후 19일 국회에서 공천자대회를 열고 총선승리를 다짐했다. 한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남은 기간 동안 죽어도 서서 죽겠다는 자세로 뛰겠다”며 “총선에서 패배하면 윤석열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한 채 끝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 발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은 현역 및 친윤 강세로 요약된다. 현역의원 교체율은 35.1%로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 교체율 43.5%보다 낮다. 중진들의 생존율이 높았는데 3선 이상 중진 교체율은 21.9%에 그쳤다.

친윤 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살아남았다.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 윤한홍 의원이 모두 단수로 공천장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진 중에서도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조지연 전 행정관이 단수공천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호남 전 지역구에 16년 만에 후보자를 낸 점도 눈에 띈다. 민주당은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구 중 3곳에서 후보자를 내지 못한 것과 비교된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표결 전까지만 해도 ‘조용한 공천’ 기조가 유지됐지만 표결 이후부터 ‘킬러문항’으로 꼽히는 TK 공천을 시작하며 잡음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엔 공천 결과에 공개 반발했던 인사들 중 대부분이 승복 결정을 하며 잦아드는 모습이었다. 공공기관장 자리 제공 등이 가능한 여당 프리미엄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막판 공천 취소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장예찬 도태우 후보 등이 선거판에 어떤 변수가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명단을 놓고 터진 한동훈 위원장과 이철규 의원 간 충돌은 공천 갈등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비례대표 명단 발표 직전 이 의원이 명단 수정을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찐윤’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두 사람간 충돌은 당과 대통령실의 충돌로도 확대해석되고 있다.

명단 발표 후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써서 한동훈 비대위 소속 2명이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와 호남 지역 홀대 등을 지적하며 비례대표 공천을 공개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한 위원장은 “(비례대표 명단에) 호남 출신 인사가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과 가까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20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공격하고 나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김 비대위원은 “이철규 의원 장문의 페이스북 내용은 번역이 필요하다. 왜 내가 심으려는 사람이 비례대표 명단에 없냐, 그렇게 요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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