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자동차 2분기 수출 맑음

2024-03-21 13:00:01 게재

무역협회 수출경기전망지수 … 3년 만에 ‘수출회복’ 기대 최고

올해 2분기(4~6월) 반도체 선박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출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이러한 내용의 ‘2024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발표했다.

EBSI는 무역협회가 매 분기 시작 전 2주에 걸쳐 20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다. 중간값인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무역 전망을 밝게, 낮으면 무역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의미다.

2분기 전체 EBSI는 116.0으로 2021년 2분기(120.8) 이후 12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준선(100)을 하회했던 1분기(97.2)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48.2), 선박(127.6), 자동차·자동차 부품(124.5) 등 8개 품목의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무협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선박의 강한 회복세가 전체 수출 개선 흐름을 이끌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2017년 3분기(148.8) 이후 2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EBSI 지수는 해당 지수가 집계된 2009년 이후 2009년 4분기(140.0)와 2017년 3분기(148.8) 두 차례만 140.0을 넘은 바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하고, 메모리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수출단가가 상승해 반도체 수출업황은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탈 전망이다.

선박은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맞물려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선 등 친환경 선박 기술을 보유한 한국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수주가 지속하면서 수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수출국 경기 회복과 수출단가 개선으로 수출 여건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전기·전자제품(115.6) 무선통신기기·부품(115.3) 생활용품(109.0) 의료·정밀·광학기기(107.8) 화학공업(105.0)도 긍정적 분위기다.

하지만 철강·비철금속제품(90.7), 섬유·의복제품(91.4), 기계류(96.0) 등은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2분기 수출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19.5%)은 4분기 연속으로 수출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홍해 사태 및 파나마운하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물류비용이 상승해 어려움이 크다고 느끼는 기업의 응답 비중은 전 분기 대비 5.4%p 증가했다.

김규원 무역협회 연구원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IT 제품과 선박·자동차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 수출이 2분기부터 완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수출 회복세 지속을 위해 원자재 가격 불안, 물류비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한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 선복 확보, 물류비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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