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갈등’ 속 TK 가는 한동훈

2024-03-21 13:00:19 게재

무소속 출마 강세 경산서 ‘불끄기’

당내 불협화음 봉합 메시지 주목

이철규 “비례공천 불투명해” 저격

국민의힘 비례대표 명단을 둘러싸고 당내 불협화음이 커진 가운데 21일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대 총선 후보 등록 첫날이기도 한 이날 한 위원장은 ‘보수의 심장’ TK 지역에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도 당 내홍에 대한 입장이 더 주목받는 복합적인 상황에 처했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을에 출마한 윤재옥 원내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방문으로 지역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지역 내 상징성이 있는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과 대표적인 번화가 동성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이 전략공천된 대구 중·남구 지역으로 앞서 공천취소된 도태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이다. 도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가 ‘5·18 북한 개입설’ 등 폄훼 논란이 일면서 공천 취소됐다. 당 관계자는 “공천 과정에서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가 하면 TK 지역에 대한 당의 국민추천제 공천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이는 등 지역 민심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안다”고 지역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에 이어 방문하는 경북 경산도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출마자가 대결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조지연 후보에게 단수공천을 줬고, ‘친박근혜계’ 좌장으로 꼽히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명예회복을 꿈꾸며 무소속 출마했다.

지역에선 최 후보의 강세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일부터 이틀간 경북 경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지연 후보는 32%, 최경환 후보는 42%의 지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위원장은 지역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이철규 의원(공동 인재영입위원장)과 정면충돌한 데 대한 봉합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 측은 “(비례갈등에 대해) 원칙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겠느냐”면서 “총선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이) 봉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한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한 위원장과 ‘친한동훈’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사무총장을 직격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어떤 분들은 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 월권이 아니냐 말하는데 그럼 한동훈 위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가 다 월권”이라며 당헌당규 등을 제시하며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장동혁 사무총장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공격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장 사무총장은 “우선 총선을 20일 앞둔 중요한 시기에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공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당내 잡음으로 인해 공천 결과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그로 인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 당원들은 물론, 우리 당에 지지를 보내주시는 국민들께서 전혀 바라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에게 공세를 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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