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 선거' 인도 총선 4월 19일부터 6주간

2024-03-22 13:00:01 게재

유권자 9.7억명, 6월 4일 결과

모디 소속 집권당 승리 예상

인류 최대의 선거로 꼽히는 인도 총선이 오는 4월 19일부터 44일간 실시된다. 하원의원 543명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는 7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28개 주와 8개 연방 준주에서는 각기 다른 시기에 투표를 실시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투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두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인도의 유권자 규모가 엄청나게 많고, 이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소 설치와 보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등록 유권자가 9억 6900만명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인구의 약 12%에 달하고, 유럽연합 인구(약 5억명)의 두배 가까이 되는 엄청난 규모다.

투표기간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인 1951~1952년의 첫번째 선거에서 투표를 완료하는 데 거의 4개월이 걸렸다. 1980년에는 단 4일 만에 투표가 완료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투표에 39일이 걸렸고, 올해의 선거는 역때 두번째로 긴 선거이다.

일부 주에서는 하루 만에 투표를 하는 반면, 다른 주에서는 투표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구 2억 명을 보유한 브라질 크기의 가장 큰 주 우타르프라데시는 7일 내내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를 감독하는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킬로미터 이내에 투표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독립 싱크탱크인 ‘PRS 입법 연구’의 착슈 로이는 “선거 관리들은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자신의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약 1500만명의 선거관리 공무원과 보안 직원이 모든 유권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때로는 보트나 말을 타고 사막과 산을 횡단할 것이다. 2019년 선거에서 선거 관리 공무원팀은 히말라야에 자리 잡은 마을을 방문해 해발 4650미터 높이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다단계 선거가 치러지는 주요 이유는 안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경을 수비하는 수만 명의 연방 보안군이 선거보안업무에 투입돼, 폭력을 예방하고 선거 공무원과 투표 기계를 수송하기 위해 주 경찰과 함께 배치된다. 실제 과거 선거에서 동부 서벵골주에서 라이벌 정당 지지자들의 충돌로 인해 선거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 나헨드라 모디 현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모디 총리의 3연임이 예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국론분열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시민권개정법’ 논란이 그것이다.

시민권개정법은 인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서 들어온 불법 이민자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이다. 하지만 법 적용 대상을 6개종교(힌두교, 시크교, 불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기독교)를 믿는 사람으로 한정해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을 노골적으로 배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도인 중 무슬림은 전체의 14%인 약 2억명으로 추산된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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