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국채지수 ‘WGBI’ 편입 세번째 불발

2024-03-28 13:00:30 게재

FTSE러셀, 관찰대상국 유지 “의미 있는 진전 평가”

기재부, 9월 편입 가능성↑… 시장, 내년 3월 전망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또 불발됐다.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오른 이후 작년 3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기획재정부는 연내 WGBI 지수 편입이 목표라며 9월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9월보다 제도적인 정비가 완료되는 2025년 3월에나 편입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27일(현지시간)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국채지수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는 국제 투자자들의 국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며 접근성 개선 노력의 사례로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구축 추진 △외국 금융기관(RFI)의 한국시장 참여 허용 △외환시장 제도개선 등을 거론했다. FTSE 러셀은 “지난 6개월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며 “오는 9월 국가분류까지 한국 채권시장의 긍정적인 개선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개선 이행 상황 등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정부 목표는 연내 WGBI 지수 편입”이라며 “오는 6월 ICSD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고 7월에는 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 및 개장시간 연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정식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도개선 외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시장 접근성에 대한 확신과 투자 매력도 향상도 편입 여부에 결정적 요소이므로 앞으로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빨라야 내년 3월에나 편입이 확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을 위한 제도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 않았다”며 “정부의 추진 방안대로 진행이 될 경우 하반기부터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겠지만 글로벌 운용사들 간 회의 및 찬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3월에야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WGBI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주요 24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으며,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3300조원대)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외국계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국채 시장에 600억달러(80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숙·성홍식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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