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분주한 지자체

2024-03-29 13:00:10 게재

해빙기 현장점검, 산불예방부터

봄축제 안전관리, 선거업무까지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봄꽃이 피어나면서 전국이 축제로 물들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공무원들은 성큼 다가온 봄이 달갑지만은 않다.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부터 산불 예방, 황사·미세먼지 대응, 축제 안전관리까지 업무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이 있어 선거업무까지 더해진다.

29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겨울철 얼었던 지반이 녹는 봄철을 맞아 지자체마다 안전사고 예방·점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도건설본부는 최근 318개 취약시설·공사현장 대상 해빙기 안전점검을 벌였다. 사진 경기도 제공

2~3일 해빙기 사고위험이 큰 교량·터널, 노후주택·옹벽 등 안전취약시설 및 건설현장이 점검 대상이다. 서울시는 안전취약시설 4793곳에 대해 민관 합동 안전점검을 벌였고 경기도는 지난해 정기안전점검 결과 C등급을 받은 노후교량·절토사면·비탈면 등 318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인천시도 이달 말까지를 해빙기 안전관리 자체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농업생산 기반시설을 점검 중이다.

황학용 경기도 건설본부장은 “3월 중으로 점검을 마무리해 안전관리와 양호한 공사품질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근 국지성 강설·강우 등으로 인한 포트홀 보수 등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국지성 강설·강우 등으로 포트홀 보수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포트홀 25시 기동대응반’을 운영 중인데 올해는 운영기간을 2개월 늘렸다. 기동대응반 운영으로 민원처리기간이 대폭 단축됐지만 정비건수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비건수는 2043건으로 전년대비 92.5%나 증가했다. 이에 더해 수원시는 실시간 도로위험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인공지능(AI) 기술로 포트홀에 대응할 계획이다.

수원시 포트홀 25시 기동대응반 작업자들이 포트홀을 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제공

봄·가을에 집중된 미세먼지·황사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경기 고양시 등은 미세먼지로 인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살수차 운영을 시작했다.

경기도와 31개 시·군은 3월 한달을 미세먼지 저감 총력 대응기간으로 정하고 도로청소차량 확대운영, 공사장 및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관리, 자동차 배출가스 및 공회전 차량 특별점검을 벌인다.

산불 대응도 지자체 공무원들의 주된 업무다. 이들의 수고로움은 산불 통계가 잘 보여준다.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8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102건이고 피해면적은 35.56㏊로 지난해 같은 기간(353건, 932.94㏊)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예방활동 강화와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같은 노력의 결과다.

실제 2년 전 초대형 산불을 겪은 경북 울진군의 경우 121명 수준이던 산불감시원을 145명으로 늘렸고 24시간 산불취약지역을 돌고 오는 최첨단 드론도 배치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 49명을 뽑아 예방활동을 강화했다.

봄꽃 축제기간 다중인파 밀집 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27일 ‘다중인파 밀집사고 사전 차단 특별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다중 참여가 예상되는 지역축제에 대한 대책이 포함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시행되는데 따른 것이다.

포항시는 매월 정기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자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가스 전기 등 위험분야에 대한 전문가집단 안전점검을 확대하는 등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주최자 없는 인파밀집 우려 축제의 안전관리에 대한 지자체 책임이 법제화됨에 따라 더 강화된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준비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지원 업무까지 맡아야 한다. 이에 지자체 공무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부에 선거사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 장흥군 공무원노조는 최근 전남도선관위를 항의방문하고 투표관리관·사무원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노조측은 “선거일이 임시공휴일이고 14시간 이상 고강도 선거 업무를 해도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현실을 꾸준히 지적해왔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곽태영·김신일·방국진·최세호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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