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인근 ‘성인페스티벌’ 반발 확산

2024-04-01 13:00:03 게재

수원시 “철회 요청, 행정대집행도 불사”

주최측 “불법 없어 … 연락 오면 협의”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열릴 예정인 ‘성인 페스티벌’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행사 취소를 촉구하고 나선데 이어 수원시와 교육청도 행사 철회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주최측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으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협의하겠지만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이재준 수원시장이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제공

1일 수원시에 따르면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달 29일 시청 상황실에서 ‘성인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회의’를 열고 참석자들과 행사 철회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시장은 “성인페스티벌 개최 예정 장소인 수원메쎄에 행사 취소요청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주최측이 행사를 강행한다면 행정대집행으로 행사 개최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어 “법망을 피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행사를 개최할 수 없도록 조례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에 관련법 개정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인콘텐츠제작업체인 ㈜플레이조커는 오는 20~21일 수원매쎄에서 ‘2024 KXF The Fashion’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성인 인증을 거쳐 입장료를 내고 참여할 수 있으며 성인용품업체 체험부스와 일본 AV 배우 팬 사인회, 란제리 패션쇼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행사장이 서평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50m도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행사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12일 30여개 시민단체는 “해당 행사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성 문화 형성이 아닌 ‘여성의 성’을 매개로 수익만 노리는 명백한 성착취”라며 행사 취소를 촉구했다.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3월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서평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청원은 지난달 30일 22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오는 4월 20일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수원교육지원청은 행사장소가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의 절대보호구역 및 상대보호구역에 해당돼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수원시에 법률에 따라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수원메쎄측에도 해당 법률을 검토해 전시장 대관에 반영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와 관련 수원시도 여성가족부 등에 법률위반 여부를 질의한 결과 행사장 내에서 성인용품 등 청소년유해물건을 판매·대여, 이용할 경우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에 해당할 수 있다며 법률적인 세부내용은 지자체에서 판단하라고 회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최업체인 플레이조커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플레이조커측은 “미성년자는 출입 불가한 행사에서 성인들이 성인을 위해 비키니를 입고 패션쇼를 하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라며 “지난해 행사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는데 (여성단체가 우려하는 것처럼) 행사 이후 성범죄가 늘어났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화번호를 공개해놨는데 어떤 연락도 없이 규탄시위부터 연 여성단체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 혹 정치적 목적으로 행사를 이용하려는 건 아닌가”라며 “언제든 연락을 달라. 불편한 요소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