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체포영장 집행, 유감”

2024-04-03 13:43:55 게재

SPC, 허영인 회장 체포 관련 입장문

“조사 회피 의도 없어, 건강 상태 무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에 대해 SPC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SPC는 3일 입장문을 내고 “허 회장은 75세의 고령과 건강상태 악화로 검찰 조사에 응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상황에서 심신의 안정을 취해 건강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고 이같은 사정을 검찰에 소명했음에도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포영장을 집행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허 회장이 지난달 29일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달 2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검찰은 지난달 18, 19, 21일에도 출석을 통보했으나 허 회장은 응하지 않았고, 25일에는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으나 갑작스런 가슴 통증을 호소해 1시간 만에 귀가한 바 있다.

SPC는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해 중요한 행사인 파스쿠찌사와의 MOU 체결을 앞두고 바쁜 상황이어서 행사가 끝나는 3월 25일로 출석일을 조정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에서는 출석일을 조정해주지 않았고 3회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조사와 관련해서는 “고령의 나이에도 중요한 행사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조사 도중 건강 상태가 악화돼 조사를 시작한지 1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허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담당 전문의는 공황 발작 및 부정맥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아 2주간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SPC는 이어 “허 회장의 건강 상태 악화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3월 29일 다시 출석을 요구했다”며 “허 회장은 검찰 출석요구 의사를 가급적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언제든 응급조치가 가능한 현재 입원 중인 병원으로의 출장조사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검찰로부터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SPC는 “허 회장은 악화된 건강 상태에도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고자 할 의도가 전혀 없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여과 없이 언론에 모두 공개됐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럼에도 앞으로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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