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비상진료 더 장기화되나

2024-04-05 13:00:18 게재

중대본 "정부-전공의 대화 물꼬 터" … 환자단체 “진료 유지”요구

전공의들의 집단이탈로 시작된 수련병원의 비상진료 상황이 더 이어질 전망이다. 기대했던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간의 만남에서 별다른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환자단체 등은 “중증·응급환자 진료가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는 안정적인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병원에도 곧 봄이 올까요?’ 박 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목련이 핀 나무를 지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전공의는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텄다.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의료개혁을 통해 수련 여건을 확실히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책임제를 실시해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확대한다. 소아청소년과 수련비용 100만원 신설에 이어 타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전공의 연속근무시간을 36시간에서 큰 폭으로 감축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5월부터 시작한다. 주 80시간의 근무시간도 논의를 통해 단축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1일 4개 권역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열고 권역내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을 지원 중”이라며 “진료 지연 피해사례들도 적극적으로 파악해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개별적으로 꼼꼼하게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생명 볼모로 한 치킨게임 중단하고 국민생명 살리는 해법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는 경청할 때가 아니라 해법 제시해야 하고 전공의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국민생명부터 살려야한다. 의사가 국민의 지지와 신뢰 얻지 못하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파산”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해 수련병원에서의 비상진료는 더 장기화 될 수 있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만전을 기해야 할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2월 7일부터 중증·응급 필수의료 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상급종합병원 중증·응급 진료 중심 운영 △24시간 응급의료체계 유지와 상급종합병원 등에 군의관와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간호사 시범사업 등 인력의 탄력적 인력 운용 지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의 진료협력을 강화하는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최근 의대교수진의 근무시간 단축 움직임에 따라, 암과 전문 질환 등을 고려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연계·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료협력병원 100개소를 168개소로 확대하고 암 다빈도 진료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7개소를 암 진료협력병원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4일 환자단체들과 보건복지부 장관 간담회에서는 환자단체 대표들은 환자와 가족의 불안을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연) 이사는 “정부와 의료계의 환자를 앞세운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정부는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의사는 당연히 환자 곁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환연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추진하고 국회에서는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야 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떤 의사들도 의사 파업이나 집단행동 시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며 “정부는 중증·희귀난치성질환 환자가 이번과 같은 피해와 불안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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