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류배전으로 바꾸면 원전 3.5기 대체

2024-04-05 13:00:26 게재

한전 ‘직류배전발전포럼’

연 전기사용량 5.8조 절감

현재 교류(AC)배전방식인 국내 전력계통을 직류(DC)배전방식으로 바꿀 경우 전력공급시설과 전기소비를 크게 줄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전은 4일 한전 아트센터에서 ‘직류(DC)배전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오승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박사는 “직류배전 공급시 국가 편익효과가 상당하다”면서 “1GW 발전기 5개 대체, 제주도 연간 전력사용량(6TWh)의 6배 확보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원전 1기 설비용량이 1.4GW임을 고려하면 원전 3.5기의 대체효과가 있는 셈이다.

한전 기술기획처 관계자는 “한전은 송전용량 증대와 배전선로 손실 감소로 연간 1조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고객도 연간 36TWh(총소비전력의 6.6%) 전기사용량을 줄여 5조8000억원 절약효과가 있다”고 분석내용을 소개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교류기반이다. 예를 들어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면 765kV 또는 345kV의 송전선로를 거쳐 1차 변전소로 간다. 여기서 전압을 낮춰 154kV 송전선로를 타고 2차변전소→배전선로(22.9kV)→변압기(220V)→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식이다.

하지만 직류배전은 이러한 단계를 대폭 줄인 방식으로 직류부하에 직접 전원을 공급한다. 따라서 전력변환(AC/DC) 단계 감소로 전력손실을 줄이고, 더 많은 전력전송이 가능하며, 주파수안정도 가져온다. 이를 통해 한전은 투자비를 줄이고, 소비자는 에너지효율향상으로 전기요금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전의 고압직류(MVDC)·저압직류(LVDC) 추진현황 △MVDC 개발 동향 및 DC 산업 편익 △LVDC 실증사례 소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직류배전 솔루션 △국내·외 직류 배전망 기술 표준·정책·제도 고찰 △직류배전의 경제성 분석 및 기대효과 등 6개 주제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한전은 교류 대비 에너지 효율이 10% 이상 향상된 도서지역 DC 독립섬 구축 결과와 다양한 직류배전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한전 사옥을 DC기반의 에너지자립형 건물로 구축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은 MVDC 개발동향, 현대 글로벌R&D센터 DC 상업운전 결과, DC 배전 솔루션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직류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 위해 관련 업계와 ‘DC 얼라이언스’를 출범할 계획”이라며 “기술개발, DC요금제, 국제 표준 등에 공동 대응하고 정부와 산학연이 지속 협력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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