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 “국방안보 협력 강화”

2024-04-11 13:00:03 게재

백악관 정상회담 뒤 회견, 공동성명 … 바이든 “북일 대화 기회 환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식 국빈 만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정상이 만나 양국간 국방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일본이 원하는 군사대국화에 미국이 날개를 달아주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 등으로 국제정세가 요동치면서 군사안보적 협력 강화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휘·통제 구조를 현대화하고 원활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군의 계획성 및 상호운용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는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양국은 정상 공동성명에서 △미사일 공동개발과 공동 생산 등을 위한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에 관한 포럼(DICAS)을 소집 △평시 및 유사시 상호운용성 강화 등을 위해 양국 군의 지휘·통제 체제를 업그레이드 △극초음속 위협 대응을 위한 활공단계요격기(GPI) 개발 추진 방침을 재확인 △미국·일본·호주간 미사일 방어 체제 네트워크 구축 △미국·일본·영국간 정기 합동 군사훈련도 실시키로 했다.

정상회담 전부터 나왔던 일본의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참여 관련 내용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면서 “이 모두는 다양한 역량에 걸친 우리의 군사적 협력의 새로운 지표(ben chmark)”라고 말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필러 2 분야 협력을 넘어 오커스에 합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시점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대신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 등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으며 지휘통제 프레임워크 개선을 포함해 미군과 자위대간 상호운영성을 높이기 위한 국방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구체사항은 향후 ‘2+2’(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중국에 대한 견제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에 대해 “힘이나 위압에 의한 모든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법치주의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단호하게 지키기 위해 미일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동맹국인 미국과의 단단한 신뢰 관계 아래에서 중국에 대해 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포함한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은 흔들림이 없다”면서 “양국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가 됐다”고 화답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반발 가능성과 관련 “일본과 우리의 동맹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라면서 “그것은 어떤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역내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의 구축을 쌍방의 노력으로 진행해 나가겠다”면서 “계속해서 모든 레벨에서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핵·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현재 북한 정세에 대해 (회담에서) 미국과 한층 더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미일과 한미일이 한층 더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조(일본과 북한)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면서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계속된 이해와 협력을 요구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면서 “나는 일본 및 기시다 총리에 대해 믿음이 있으며 나는 그들(북한)과의 대화 모색은 좋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인권 및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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