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임박에 중동정세 긴장

2024-04-12 13:00:00 게재

주말공격설 미 “이란에 경고”

이 “보복하면 똑같이 대응”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며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경고메시지를 전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앞으로 수일 안에, 이르면 이번 주말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들은 폴리티코에 이번 이란의 보복에는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혼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공격 방식 역시 이란이 직접 하거나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와 같은 지역 내 대리인을 활용하는 방법 또는 두 가지를 혼합한 공격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중대한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함께 “이란과 그 대리인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우리는 이란과 소통하면서 그 공격(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이란에 그 공격을 지역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미국 시설이나 개인을 공격하는 구실로 삼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분쟁이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부연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이란과 외교관계가 있는 터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통화에서 “확전이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국가들이 이란에 긴장을 고조하지 말라고 설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의 보복 의지 역시 단호하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폭격으로 이란 측에서는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그리고 다른 6명의 혁명수비대 장성들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이 없고, 미국은 이란과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사전에 몰랐다고 발빠르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은 이스라엘을 폭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응징을 예고했다. 그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종료에 맞춰서 한 연설에서 “그들이 영사관을 공격한 것은 우리 영토를 공격한 것이나 매한가지”라면서 “사악한 정권은 실수를 저질렀고, 벌을 받아야 하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북부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부대를 방문한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메네이의 경고에 대해 “우리를 공격하려 하는 자가 누구든 강력한 방어와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F-15 전투비행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전력을 다해 가자전쟁을 치르는 동시에 다른 전선에서의 도전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누구든 우리를 때리면 우리도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공습에 대해 대비하고 있고 반격할 것이라는 의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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