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퇴계처럼’ 지방시대 연다

2024-04-12 09:39:48 게재

제5회 퇴계 마지막 귀향길 재현

12일 서울 경복궁에서 첫 출발

경북도는 12일 서울 경복궁 사정전 일원에서 ‘제5회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 개막식’을 개최했다.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는 455년 전인 1569년 음력 3월 4일 퇴계 이황이 선조 임금과 조정 신료들의 간곡한 만류에도 귀향길에 오른 그날부터 안동 도산서원까지 14일간 약 270여㎞를 걸어 내려온 것을 다시 보여준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 영국 등 5개국 주한대사, 권기창 안동시장,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 80여명의 재현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재현단은 도산서원 지도위원과 안동MBC 어린이합창단의 도산십이곡 합창, 연극 ‘퇴계와 선조와의 마지막 대화’ 공연을 관람하고 공동단장의 다짐 인사가 끝난 후 안동 도산서원으로 출발했다.

재현단은 청소년 33명을 포함한 80여명으로 구성돼 12일부터 25일까지 13박 14일간 서울을 비롯한 경기(남양주 양평 여주) 강원(원주) 충북(충주 제천 단양), 경북(영주 안동) 등 5개의 시·도를 지나며 수려한 풍광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도 곁들여 퇴계선생의 귀향길 참뜻을 되새긴다.

구간별 주요 일정으로는 2일차에는 봉은사에서 차담회와 ‘떠나는 발걸음이 이래 더디니’ 공연이 펼쳐진다. 8일차에는 충청감영(충주 관아공원)에서 문화공연과 시 창수(퇴계와 송당의 증별 시)가 열리고, 9일차에는 청풍관아(청풍문화재단지) 한벽루에서 전통무 공연과 이문원 교수의 ‘퇴계와 이지번을 둘러싼 조선의 선비사회’라는 주제 강의가 열린다. 12일차에는 영주 이산서원에서 ‘퇴계는 왜 서원을 주목했는가’라는 주제로 정순우 교수 강의가 진행된다. 마지막 14일차에는 도산서원에서 고유제와 폐막식이 개최되며 행사가 마무리된다.

퇴계는 450여년 전 서원 교육의 체계화(교육의 균형발전), 강남 농법 보급(윤택한 지역경제),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으로 지역에서 인재를 키우고, 지방으로 사람이 모이고, 그로 인해 지방의 살림이 풍요로워지는 지역발전 선순환 모델을 구현했다.

퇴계는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만들려면 사람다움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재향리선인다·在鄕里善人多)며 귀향을 확신했고, 이는 지역의 사립교육기관인 서원 설립운동으로 이어진다.

퇴계 귀향길은 물러남의 길이자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라를 위한 길이었다.

퇴계의 서원 설립운동은 지방의 교육혁신, 지역 인재양성 및 인구증가, 일자리 창출, 관광·교육 등을 통한 관계 인구 확대, 종가 문화를 통한 안채 교육(격대보육, 효와 예절 등 담당)과 사랑채 교육(권학담당) 등 한양을 능가하는 지방 생활문화 창조에 기여했다.

경북도는 올해 수도권 집중과 저출생 및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합계출산율 2.1명을 목표로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인구 유입을 위해 외국인 광역 비자 제도 도입, K-U시티 프로젝트, 기회 발전 특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현대 사회가 수도권 병에 걸린 요즘 시대에 퇴계선생 귀향은 경북의 지방시대 정신과 그 궤를 같이한다” 며 “특히 퇴계선생의 귀향과 서원 운동이 지역 인재 양성, 지방인구 유입 등 경북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며 제2의 퇴계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퇴계 귀향길 재현
경북도가 지난해 서울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퇴계 이황선생이 귀향한 길을 재현하는 행사를 개최헸다. 사진 경북도 제공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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