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파스너업계 출하가격 갈등

2024-04-12 13:00:00 게재

원자재 톤당 10만원 인상 추진 … “국제가격 하락세, 해외경쟁력 떨어져” 반발

“포스코는 일부 부서의 적자를 보전하려 업계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2022년 4월 이후 2년간 단 한번도 (원자재)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다.”(포스코)

포스코와 파스너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원인은 냉간압조용선재(CHQ) 가격이다.

12일 파스너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포스코는 파스너업계에 “4월 1일자로 CHQ 출하가격의 톤당 10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은 즉각 반발했다. 파스너조합은 “CHQ 출하가 인상은 중소 파스너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처사로써 철회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파스너업계가 반발하자 포스코는 CHQ가격 인상을 실행하지 않았다.

파스너(fastener)는 볼트와 너트, 나사, 와셔 등 구조물 결합과 지지력에 필요한 부품을 통칭한다. 파스너는 자동차 선박 전기 전자 기계 중장비 플랜트에 없어서는 안될 부품으로 산업의 소금이라 불린다.

국내 파스너업계는 자동차 분야에 약 70%가 편중돼 있다. 핵심 원자재인 CHQ선재는 포스코에 절대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의 가격은 파스너업계 경영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파스너업계의 반발은 국제 원자재가격이 1년 동안 하락추세에 있는데도 포스코는 출하가격을 인상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3월 14일 기준)에 따르면 찰광석의 경우 북중국(CFR) 현물기준 수입가는 톤당 107.15달러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6.05달러(25.17%) 하락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도 19.44% 떨어졌다.

제철용 원료탄도 동호주 항구(FOB) 현물기준 수입가도 톤당 294달러로 1년 전보다 19.01% 하락했다.

포스코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원자재가격을 올린 바 있다. 2021년 2월, 6월, 10월 등 3회에 걸쳐 총 40만원(CHQ) 인상했다. 2022년 4월에도 18만원 올렸다. 이 기간 파스터업계 평균 영업이익율은 1.4%에 불과했다.

특히 포스코는 철강부문에서 여전히 큰 이윤을 남기고 있다. 2023년 포스코 철강부문은 매출 63조5390억원, 영업이익은 2조5570억원을 기록했다.

파스너조합은 포스코 CHQ가격 인상은 포스코 선재판매부서의 적자(800억원 규모)를 보전하려는 목적으로 보고 있다.

정진우 파스너조합 전무는 “국제원자재가격이 1년 동안 하락하고 있고 포스코그룹도 막대한 이윤을 남겼는데도 원자재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전무는 “선재판매부서의 적자를 해소하려 파스터업계를 희생냥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2022년 4월 이후 2년간 단 한번도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다”면서 “원가변동에 대한 모든 부분을 포스코가 부담 해왔고 철광석이나 원료탄은 올해 소폭 하락중이나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원자재가격 인상은 국내기업의 해외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해외기업들이 포스코의 출하가 인상분을 납품가격에 반영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 원자재를 사용하면 원가가 높아져도 수출기업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파스너업계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포스코가 대·중소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포스코도 “파너스조합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산업계가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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