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반도체·우주분야 등 전방위 경제협력

2024-04-12 13:00:20 게재

대중국 공급망 둘러싸고 양국 공동대응 강화

기시다 “일본 기업 미국서 100만명 고용창출”

미일 정상회담서 합의

미국과 일본이 경제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우주분야 등에서 대중국 공급망 재편과 기술협력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파트너’로 격상하고 안보와 경제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탈탄소 분야와 우주 및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신문은 또 “중국과의 경쟁이 격화하는 분야에서 공급망을 정비하고, 미일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우선 탈탄소 분야에서 고위급 대화틀을 만들고 관련 연구와 공급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존 포데스타 미국 대통령 기후정책담당 고문과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회의에서 탈탄소 분야에서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만들기로 했다. 일본의 탄소중립(GX) 전략과 미국의 인플레억제법(IRA)에서 거액의 보조금을 활용해 상호 탈탄소를 위한 원자재 등의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일은 또 수소의 국제공급망 구축과 연구개발, 해상풍력발전의 비용 절감, 태양전지 기술의 국제적인 기준 책정 등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분야에서도 보조금 지급의 기본 룰을 정비하는 등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이날 지나 레몬드 미국 상무장관과도 회담을 갖고, 중국을 염두에 두고 특정 국가의 저가 제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양국은 또 이미 가동하고 있는 외무·경제분야 각료급 회담인 ‘2+2회담’을 통해 공급망 정비를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IRA를 둘러싼 전기자동차(EV) 구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서 대상 차종의 요건 등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기업의 우대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차세 핵융합 기술의 연구개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양국이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의 인재를 상호 교환하고, 연구시설에 대한 개방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핵융합 발전과 관련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의 확립도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AI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정부의 공동협력을 추진한다. 양국의 대학이 참여하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등 미일 기업이 1억1000만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우주분야에서도 협력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착륙 프로젝트인 ‘아프로디스’ 계획에 일본이 적극 참여하고, 2028년까지 일본인 2명이 달에 착륙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신약개발 등의 과정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양원 합동연설에서 “일본은 세계 최대의 대미 직접투자국으로 미국에서 1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AI와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할 것”이라면서 양국간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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