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중동사태 확대 여부…미·중 실물지표 주목

2024-04-15 13:00:02 게재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반격 강도 따라 세계경제에 큰 영향

국제유가 추이 변수 … 고물가로 인한 금리인하 지연에 증시↓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반격 여부와 그 세기에 쏠려있다. 이스라엘의 반격 강도가 예상보다 클 경우 상호공격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전쟁이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세계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 주요국 주가와 채권시장에 위험회피 요인이 반영될 지와 안전자산 선호 강화에 따른 달러화와 엔화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번 주 소매판매, 산업생산, 1분기 경제성장률 등 주요 실물경제지표가 발표된다. 한국 증시는 고유가·강달러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변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역내 지정학적 긴장 고조 … 유가 급등 우려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해 대규모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중동 역내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 추가 상승 또는 불안이 장기화된다면 고물가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일회성 증가에는 비교적 잘 대처하겠지만 중동지역 확전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증가한다”며 “특히 에너지 가격 충격으로 독일과 영국 등 제조업 회복이 저해되거나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가 나오고, 중국의 구조개혁이 어렵게 되거나 경제 및 금융 분절화가 심화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85달러대로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인하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코스피, 중동지역 긴장 고조 여파로 2,650대로 밀려 코스피가 중동지역 긴장 고조 여파로 장 시작 직후 2,650대로 밀려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중동발 긴장에 국내 증시 휘청 = 중동발 긴장에 15일 국내 증시는 1%대 급락해 2640대까지 내려왔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46포인트(0.76%) 내린 2661.36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82포인트(1.41%) 내린 2,644.00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58억원, 기관은 245억원의 매도 우위다. 개인은 66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6000억원 넘게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05포인트(-1.98%) 내린 843.42를 나타냈다.지수는 10.26포인트(1.19%) 내린 850.21로 시작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9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과 기관들은 각각 293억원 3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 등의 영향으로 장 초반 1385원을 넘어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0원에 장을 출발한 원달러환율은 오전 10시 경 1385.5원을 넘었다. 지난 주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강달러에 원화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에너지 가격에 취약한 원화, 전쟁국가 보다 더 떨어져 = 이번 사태가 유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추가 강세는 물론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 추이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4월 들어 원화 가치는 약 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31개 통화 중 원화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쟁 중인 루블(-1.69%)과 이스라엘 셰켈(-1.54%) 보다도 더욱 통화가치 하락폭이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는 유가에 유독 취약하다”며 “이는 에너지 가격에 가장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원화 약세 배경에는 강달러도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달러화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3회에서 2회로 축소됐다. 달러화는 미국 금리 방향에 따라 강약이 결정되는데 완화 강도가 약해질 것이란 전망에 달러는 강세 압력을 다시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동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환율 및 고유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 상승은 일반적으로 물가를 자극하고, 고물가는 고금리를 야기해 경제 전반에 부담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실물지표 결과 통해 미·중 성장 가늠 =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소매판매 등 실물지표 결과를 통해 성장을 가늠하려는 움직임 또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지난 2월에는 전월대비 0.6%로 플러스로 전환한 가운데 이번에도 증가를 예상한다. 다만 그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공개되는 중국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도 기저효과로 인한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3월 소매판매는 1~2월 전년 동월대비 5.5%로 둔화 후 4.5%로 추가 둔화, 산업생산은 7.0%로 4개월 연속 증가 후 5.4%로 둔화 예상, 고정자산투자는 1~2월 4.2%로 반등 후 이번에는 정체가 예상된다.

이날 중국에서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도 발표한다. 작년 4분기 전년 동기대비 4.9%에서 4분기 5.2%로 반등 후 이번에는 4.6% 내외로 둔화가 예상된다. 전분기 대비로는 1.0%에서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