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어질어질’ 가볍게 보면 안돼

2024-04-16 13:00:01 게재

빈혈 종류·원인 다양

전문의 상담·치료해야

갑자기 눈앞이 핑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경험하면 흔한 증상이라며 빈혈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하기도 한다. 빈혈은 다양한 질병으로 인한 건강 이상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만 10세 이상 국민의 약 12% 정도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일 조인성 대전을지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 따르면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속 적혈구가 담당하며 대개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을 기준으로 빈혈을 진단한다.

또 빈혈은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맥이 빨리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창백하거나 노랗게 보이는 얼굴, 생리주기 또는 양의 변화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돼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만을 가지고 빈혈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다.

빈혈의 확진은 혈액검사를 통해서 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헤모글로빈 수치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6세 미만 또는 임산부 : 11g/dL △6세 이상 16세 미만 또는 성인 여성 : 12g/dL △성인 남성 : 13g/dL 이하일 때 빈혈로 진단한다.

조 교수는 “빈혈이 있고 없고의 여부는 혈액검사만 해도 알 수 있지만, 빈혈이 발생하는 원인 자체가 다양하고 빈혈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혈액검사와 함께 빈혈의 원인을 찾는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빈혈에는 철 결핍성 빈혈이 있다. 철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이 만들어질 수 없고 헤모글로빈이 없으면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빈혈이 발생한다.

‘철 결핍성 빈혈’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몸에서 철의 필요량이 증가한 경우다. 미숙아 영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위궤양, 치질, 만성위장관 출혈, 월경과다, 암 등에 의해 철분 소실이 증가한 경우다. 조 교수는 “성인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철분의 필요량이 증가하는 연령이나 상태가 아니므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나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단 때문에 혹은 소화기질환에 의한 철 흡수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빈혈 치료의 핵심은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해 주는 것이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급하게 처치해야 할 경우 수혈을 하기도 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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