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에 반려동물 업무까지’ 수의직 한숨

2024-04-17 13:00:31 게재

경북도, 전담조직 업무과중

방역조직 인력 최하위 수준

경북도에 가축질병 방역과 동물보호업무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재난형 신종 가축질병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반려동물과 ‘개 식용 종식법’ 관련 업무까지 추가되고 있어 현재 ‘과단위’조직으로는 업무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동물방역과 직원들이 소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제공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가축질병 방역과 반려동물산업 육성 등의 업무는 2017년 10월부터 동물방역과(4개팀 16명)가 전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증하는 재난형 신종 해외악성 가축전염병이 유입되고 있고 인수공통 전염병 업무에 반려동물, 개 식용 금지 관련 업무 등 업무가 늘고 있어 전담부서를 새로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북도는 지난 2019년 9월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심각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중 가축방역상황실을 운영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비상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월 7일에는 원숭이 유래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인 ‘엠폭스’와 같은 해 10월 19일에는 신종 해외악성전염병인 ‘럼피스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방역업무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ASF는 경북지역 야생멧돼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다 지난 1월에는 영덕군의 양돈농가에서도 발생해 농가유입 위험도가 높아졌다.

동물방역과가 관리하는 가축사육 두수 또한 전국 상위권이다. 경북도의 가축사육 두수를 보면 소는 80만3000마리로 전국의 21%를 차지해 1위이고 돼지는 132만7000마리로 4위(13%), 닭은 2400만마리로 3위(14%) 등이다.

하지만 방역조직과 인력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경북도의 가축질병 방역조직은 2개팀 8명에 불과하다. 반면 경기도는 3개팀 13명, 충남·전남·경남 등은 3개팀 12명 등이다.

정부의 반려동물산업 확대에 따라 타 지자체가 전담조직을 늘리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경기도는 2022년 12월 30일 ‘축산동물복지국’을 신설하고 반려동물 관련 2개과를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도 지난 1월부터 반려동물과 동물보호팀 등 2개팀 8명으로 보강했다.

대가축동물방역과 살처분 보상금 업무 등도 동물방역과 내 동물보호팀이 맡고 있는 업무다. 오는 27일부터는 맹견사육허가제 시행으로 신규업무는 늘어날 예정이나 전담 업무 담당자는 없는 상태다. 지난 2월 26일 제정된 ‘개 식용 종식특별법’에 따른 신규 업무도 추가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는 동물복지 실현과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과제로 선정해 추진하면서 합동평가지표로 선정하고 전담팀 구성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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