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에서 차세대 에너지개발·적용

2024-04-22 13:00:02 게재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수온도차발전 국제표준 제정 … SMR선박 개념설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크리소)가 해양에서 차세대 에너지를 개발하고, 탈탄소 에너지를 해양에 적용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리소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 해양에너지기술위원회(IEC TC114)에서 해수온도차발전(OTEC)의 국제표준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고 21일 발표했다.

크리소 해수에너지연구센터 서종범 박사가 지난해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소속 해양에너지기술위원회에 제안한 ‘해수온도차발전 출력성능 평가’ 신규 표준 제안이 지난달 채택되면서 신규 프로젝트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89개 회원국을 가진 전기·전자분야 국제표준화 기구로 국제표준화기구(ISO)와 함께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IEC 해양에너지기술위원회는 해양에너지 분야 국제표준화를 위해 2007년 설립됐다.

크리소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기술표준을 선도하고 있는 해양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이 새로운 프로젝트 책임을 맡게 된 것은 한국의 해양에너지 분야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프로젝트 팀은 2026년까지 표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 이 표준안이 국제표준으로 승인되면 해수온도차발전의 출력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법이 정립돼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 박사는 “그 동안의 해수온도차발전 연구개발 성과와 세계 최대 규모의 1메가와트(MW) 해수온도차발전 플랫폼 실해역 실증 등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표준을 이끌고 우리나라 기술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소는 현재 해수온도차뿐만 아니라 파력 해상풍력 그린수소 등 다양한 해양에너지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제주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을 중심으로 해양에너지 기술 성능 평가도 추진하고 있다.

KRISO는 최근 2028년을 목표로 원자력을 선박추진원료로 사용하는 기술개발에도 착수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컨테이너선에 탑재했을 때 해상사고에 대한 원자로의 안전성 검토를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검증하고, 선박 내 구획별 차폐 최적화와 방사선량 모니터링 등 방사능 관련 대응체계를 포함한 개념설계를 시작한 것이다.

미국 러시아 등에서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민간선박에서 상업용으로 활용하는 곳은 없다.

KRISO 지능형선박연구본부 백부근 책임연구원은 19일 “미국 독일 일본 등이 민간 부분에 적용하는 시험선을 설계하고 건조까지 해봤는데 안전이나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상선에 적용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개념설계단계인데 빠른 것은 아니지만 더 늦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선박에 탑재할 소형원자로모듈도 KRISO와 원자력연구원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현대건설이 함께 비경수로 타입의 해양용으로 개발 중이다. 백 연구원은 “선박은 바다 위에서 계속 운동하고 있어 원자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육상처럼 하면 안되고 선박이나 부유식 구조물로 바다 위에서 가동하는 것을 고려해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SMR을 개발하고, 이를 선박에 장착하기 위한 개념설계가 2028년까지 마무리되면 이후 기본설계 상세설계 제작설계를 거쳐 건조에 들어가게 된다.

해당 선박과 부유식 구조물에 방사능 위험의 불확실성을 감안하고도 사람이 탈 것인가 여부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설계가 진행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