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리아펀드’ 출범…투자훈풍 일까

2024-04-24 13:00:01 게재

민간중심 8000억원 규모 조성 추진 … 모태펀드가 손실 부담, 수익은 배분

8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펀드’ 조성이 추진된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얼어붙은 스타트업 투자생태계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는 24일 호텔나루 서울엠갤러리에서 ‘스타트업 코리아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는 대기업 금융권 중소·중견기업과 정부가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함께 조성하는 상징적인 펀드다. 정부가 우선 손실충당, 동반성장평가 가점, 정부 포상 등 강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민간에서 보다 과감하게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민·관 합동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를 4년간(2024~2027년) 2조원 이상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재정 출자비중은 낮추면서 민간자금 비중은 높여 펀드의 민간자금 유치효과를 2배로 높이도록 설계했다. 통상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정부재정을 60% 내외 출자하는 것에 비해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는 정부재정 30%, 민간자금 70%(민간출자자 40%, 벤처캐피탈 추가모집 30%) 출자로 구성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는 민간이 벤처투자에 보다 과감하게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손실을 먼저 부담하고 수익은 민간에 적극 배분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펀드 출범 첫 해인 올해는 21개 민간출자자가 3000억원 이상 출자에 나서고 정부재정 2000억원 이상을 더해 총 5000억원 이상을 민·관 합동으로 출자한다. 이를 통해 약 800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해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개척에 나서는 벤처·스타트업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 기업은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를 계기로 벤처펀드에 최초로 참여하게 된다. 나머지 기업도 지난해 보다 출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 전체 21개 민간출자자 중 금융권(5개)을 제외한 16개 기업의 벤처펀드 출자규모는 2023년 125억원에서 올해 1400억원 가량으로 10배 이상 늘렸다.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는 5월중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하반기부터 운용사 선정 등 본격적인 펀드 조성에 나선다.

오 장관은 “보다 많은 기업, 금융기관이 손쉽고 과감하게 벤처·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성공한 벤처펀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스타트업들이 자금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투자가 특정분야에 쏠린 탓이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투자리포트’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보다 나아졌다.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7.7% 늘어난 293건, 투자금액은 57.6% 증가한 1조4039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투자가 특정분야에 쏠렸다는 점이다.

투자시장 분위기가 지난해 초보다 나아진 것 같지만 일부 업종과 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는 스타트업 코리아펀드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도 투자양극화를 벗어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 스타트업 코리아펀드의 출자분야는 초격차, 세컨더리, K-글로벌 등 3대 핵심분야 자펀드다. 결국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는 잘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도록 손실위험은 줄여주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는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구주 지분을 매입하거나 창업초기단계 회사 주식을 인수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다. 벤처캐피탈의 손실위험을 보완하는 장치다.

이와함께 경기가 안 좋아서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는 VC들이 적극 참여할 지도 미지수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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