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재생에너지 양날개로 도시 탄소중립

2024-04-24 11:03:22 게재

한수원, 원자력연차대회서 발표…“에너지 비용 30% 절감”

한국형 SMR 2030년 첫 가동·발전단가 ㎿h당 65달러 목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유기적으로 조합해 도시의 탄소중립을 실현하 겠다다겠는 개념을 제시했다.

한수원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후위기 극복의 길, 원자력이 함께 합니다’ 주제로 열린 ‘2024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혁신형 SMR인 ‘i-SMR’을 활용한 도시 탄소중립 해법을 소개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SMR을 활용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Smart SMR Net zero City) 구상을 공개했다.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SMR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해 친환경 무탄소에너지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도시를 말한다.

경제성있으면서도 대형 원전보다 유연한 출력조절 기능을 갖춘 SMR과 날씨 등 환경요인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큰 재생에너지를 하나의 전력망에 통합한 뒤 산업·주거·상업 시설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부족할 때는 SMR의 전력 생산을 평소보다 늘려 대응한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이 활발할 때는 SMR의 출력을 줄이거나 원자로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일반 전력 공급 외 열원 공급,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SMR이 에너지 수급의 균형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한수원은 국내 2곳과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스웨덴 등 해외 5개 지역에서 각 도시의 실제 기후 환경 데이터와 도시 개발 계획을 담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마트 넷제로 시티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스마트 넷제로 시티가 구현됐을 때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도 에너지 생산 비용을 현재보다 약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사장은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세계적으로 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스마트 시티와 SMR의 결합을 통해 모두가 원하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며 “i-SMR과 재생에너지 조화를 통해 각 도시가 필요로 하는 모든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도시 지속 발전과 탄소중립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이 제시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실현을 위해서는 체계 핵심인 i-SMR의 적기 개발과 상용화 성공이 중요하다. SMR은 설비용량 300㎿(메가와트)가량의 ‘미니 원전’이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 1기의 발전 용량 1000㎿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원자로 핵심 구성 요소인 노심,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를 대형 트럭 한 대에 실을 수 있는 정도 크기의 구조물에 통합해 넣었고,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중력이나 밀도차 등 자연의 힘만으로 원자로 냉각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3992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한국형 SMR을 개발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날 2025년까지 표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 설계 인허가를 획득한 뒤 2030년 1호기를 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일정표도 내놓았다.

또 ㎾(킬로와트)당 건설비가 3500달러, 발전 단가는 ㎿h(메가와트시)당 65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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