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 중장년 구청이 챙긴다

2024-05-08 13:00:03 게재

강남구 심리·정서지원

전용 공간 ‘봄터’ 마련

서울 강남구가 가족을 돌보느라 지친 중장년층을 챙기기로 했다. 강남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이들을 위한 심리·정서적 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8일 밝혔다.

장애 질병 치매 등이 있는 구성원을 돌봐야 하는 가정의 경우 보호자 책임과 부담을 넘어 가족이 해체되는 극단적인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강남구는 가족을 돌보는 여러 주체 가운데에서도 중장년층에 주목했다.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돌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의 심리나 정서 문제를 다루거나 보듬는 전담기관은 전무한 실정이다.

강남구가 가족을 돌보는 중장년층을 지원하기 위해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강남구 제공

수서동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1층에 돌봄 가족을 위한 공간 ‘봄터’를 지난달 말 개소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봄터는 지난해 3월 문을 닫은 어린이집이 있던 자리를 새롭게 꾸며 마련했다. 130㎡ 규모로 개인상담실 ‘들어봄’을 비롯해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바라봄’, 아동 놀이공간 ‘자라봄’ 등이 배치돼 있다. 작은 카페는 ‘서로봄’이다.

구와 복지관은 공간 개소를 계기로 돌봄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보호자들이 느끼는 억압감 해소, 가족기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지지·회복을 목표로 자조모임 개별상담 맞춤자문 등을 체계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강남구는 태화복지관처럼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종합사회복지관 역할을 재조정하고 있다. 일원동 대청복지관과 개포동 능인복지관은 각각 논현2동과 역삼1동에서 지역밀착형 거점센터를 운영한다. 수서동 명화복지관과 수서종합복지관은 정신건강 전문요원을 배치해 정신질환 주민들 일상회복과 자립을 지원한다. 개포동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노후종합지원센터 모델을 구축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영구 임대아파트 지역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넘어 구 전체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응하는 강남형 종합사회복지관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가족을 돌보는 중장년층이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간 어디서도 쉽사리 말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토로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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