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놀이시설 재건축단지에 기증

2014-08-19 00:00:01 게재

강동구 8개 시설 확보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장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65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4개 단지에는 30년 전에 설치된 어린이놀이터 12개가 있다.

녹이 슬어 허름하고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에 위험해 보이지만 시설 교체는 꿈도 못꾼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시설을 보수해달라는 요구가 많지만 2~3년 뒤에는 이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한곳당 5000만원씩 들여 교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동구가 둔촌주공처럼 이주를 앞둔 재건축단지에 사는 주민들의 어린이놀이시설 고민을 덜어주기로 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주민공동시설 총량제'에 따라 용도폐지 혹은 용도변경으로 철거되는 어린이놀이시설을 지역 내 재건축단지 등에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주민공동시설 총량제'는 공동주택 내 주민공동시설을 소비자 수요와 지역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설치하도록 시설별 세부면적기준을 폐지하고 설치 총량면적을 규정한 것. 구는 어린이놀이시설을 전면 철거하고 다시 설치하는 아파트단지와 협약을 맺고 상태가 양호한 놀이시설을 무상으로 기증받기로 했다. 기증받은 놀이기구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시설기준에 맞게 재건축단지에 설치한다.

강동구는 지역 내 재건축단지를 대상으로 어린이놀이시설 개선을 위한 절차를 지난 5개월여간 진행해왔다. 입주자대표회의 간담회, 어린이놀이시설 설치검사 관련 자문, 어린이놀이시설을 포함하고 있는 주민공동시설 설치 관련 교육 등이다.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설치검사 협조를 받아 재활용이 가능한 어린이놀이시설도 선별했다. 현재까지 7개 단지에서 조합놀이대 기차 철봉 시소 등 8개 놀이기구를 확보했다. 바로 사용할 수 있거나 일부 보수 후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구는 22일까지 어린이놀이시설 설치를 원하는 재건축단지 신청을 받아 지원할 계획이다. 무상으로 놀이시설을 양도한 아파트단지에 대한 감사표시로 기증표식도 붙일 예정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재건축사업 추진에만 행정력을 기울이다보면 자칫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 주거환경 특히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며 "놀이시설을 무상으로 양도해 준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이웃사랑과 나눔실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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