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둘러싼 사회적 통념·문화와의 싸움"

2014-11-27 11:07:00 게재

성폭법 20주년 심포지엄

성폭력 추방 주간 캠페인 26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성폭력 추방 주간 캠페인에 참여한 강신명 경찰청장(뒷줄 오른쪽부터)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여성가족부가 후원하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주관한 '성폭력특별법 시행 20년을 점검한다'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26일 이화여대 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조인섭 변호사, 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소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김미순 대표는 "여러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성폭력특별법의 제정은 수많은 피해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제정해 낸 것으로 여성인권운동의 기념비적인 성과인 점은 분명하다"라며 20주년의 의미를 새겼다.

조인섭 변호사는 "그간 성폭력 관련 법률이 수차례 개정 돼 처벌이 많이 강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 중 의미 있는 변화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부부 강간을 인정한 사건 △강간의 객체를 남성까지 확대한 것 △유사 강간죄의 신설 등을 꼽았다.

이임혜경 소장은 "성폭력은 단지 법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제 더 어렵고 긴 싸움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바로 성을 둘러싼 우리 사회 통념·문화와의 진짜 싸움"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양해경 용인성폭력상담소장은 "앞으로의 제도 개선은 피해자 지원 쪽에 더 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가해자 처벌에 치중해왔던 것에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문제의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폭력 문제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현행 '사회복지사업법' 이 아닌 '여성인권법' 혹은 '여성인권보장법' 등 독자적인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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