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신년인사회 풍경이 달라진다

2015-01-14 11:34:50 게재

새해 덕담 나누면서 이웃도 돕고

주민 공연에 토크쇼 형식 도입

14일 하루 서울 동작구 노량진2동 동작구청 앞마당이 나눔광장으로 바뀐다. 오전 10시 신년인사회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비롯해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하는 걸 계기로 이날을 '나눔과 행복 2015 이웃돕기의 날'로 정했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바자회와 먹거리장터, 보육시설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모은 사랑의 저금통 기부가 준비됐다. 전통놀이와 이웃돕기를 결합, 떡메를 칠 때마다 후원금을 기부하는 '행복을 나누는 떡메치기', 쌀 40㎏을 지게로 들어올리는데 실패하면 저소득 주민 돕기 쌀을 기부하는 '라이스버킷챌린지' 등 나눔과 웃음을 엮은 행사도 눈길을 끌 예정이다.

동대문구는 대형 윷을 던지고 결과에 따라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이색 행사를 준비했다. 8일 열린 동대문구 신년인사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형 윷을 던지고 있다. 사진 동대문구 제공


서울 자치구 신년인사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주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가는 형식적인 행사 대신 주민들이 준비한 공연이나 구청장이 직접 사회자가 돼 주민들과 덕담을 주고받는 토크쇼 방식 진행도 예정돼있다.

지난 8일 일찌감치 신년인사회를 치른 동대문구도 나눔을 곁들였다. 행사장 진입부에 1.5m×2m 크기 멍석을 깔고 55㎝ 길이 대형 윷을 비치, '윷놀이 희망성금 행사'를 진행했다. 윷을 던져 도가 나오면 1000원, 개가 나오면 2000원, 걸과 윷 모는 각각 3000원과 4000원 5000원을 기부하는 형태였다. 구는 박원순 시장과 유덕열 구청장도 정성을 보탠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액 기탁한다.

강동구는 동대문구보다 이틀 앞서 신년인사회를 치르면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기부받았다. '나눔과 상생의 전망을 공유한다'는 기치에 주민들도 동참, 이날 하루만 1640㎏에 달하는 쌀이 모였다. 이해식 구청장은 당일 쌀을 강동푸드마켓으로 전달, 어려운 이웃들에 전달하기로 했다. 14일 오후 행사를 여는 은평구는 한 해의 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축하떡을 지역 내 아동양육시설인 '꿈나무 마을'에 기증하기로 했다.

성북구는 구립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 대신 주민들이 준비한 축하공연을 택했다. 구는 8일 인사회에서 구 스토리텔링 발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동선동 카페몽당과 전국 주민자치회관 프로그램 경연 대상을 받은 정릉2동 창작뮤지컬 '태평가'를 선보였다. 특히 뮤지컬 태평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릉을 바로 알고 널리 알리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라 눈길을 끌었다.

구는 "과거 정릉동 주민들이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 이별과 그리움을 태평가로 만들어 애창했는데 이를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한 것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송파구와 중구는 동별로 진행하는 동 신년인사회를 토크쇼 형태로 바꾼다. 송파구는 동별 참여인원을 70명 안팎으로 줄이는 대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와 복지대상자 한부모가정 경력단절여성 취업준비자 50·60세대 등 사회참여를 희망하는 주민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박춘희 구청장이 직접 진행을 하면서 주민들 의견을 듣고 취업이나 인생 이모작 설계를 지원하는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20일부터 동 신년인사회를 시작하는 중구는 최창식 구청장이 주민과 대화를 이끌어가는 정책공감 콘서트를 구상 중이다. 구 관계자는 "동 특성에 맞는 자치회관 프로그램 소개와 덕담 릴레이 등으로 꾸밀 예정"이라며 "딱딱한 회의방식을 벗어나 동별로 자율적으로 준비해 진행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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