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소기업 적합업종인가 │③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

공동브랜드 개발, 품질인증까지

2016-01-11 11:30:48 게재

부품 재사용 한국 0.3%, 일본 14% … "폐부품 공급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

전 세계 도로에서 운행되는 자동차는 10억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는 세계 15번째로 2000만대를 넘어섰다. 가구당 1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와 제제조부품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체결한 후 고승현(오른쪽 네번째) 회장이 박원순(오른쪽 세번째) 서울시장에게 재제조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 제공

자동차산업이 커지면서 자동차부품 재활용에 대한 요구도 높다. 사용 후 부품 재활용은 에너지와 자원 낭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자동차부품 재생 산업을 적극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의 부품 재사용률은 각각 40% 20% 14%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재활용부품 시장규모만 50조원이나 된다.

반면 한국의 부품 재사용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폐차된 자동차의 쓸만한 부품도 모두 고철로 팔리는 셈이다. 정부가 자동차부품 재활용 정책을 추진한 배경이다.

재활용부품은 재사용, 재생, 재제조 등으로 나뉜다. 재사용부품은 폐자동차에서 회수한 중고 부품을 세척해서 원형 그대로 잔존 수명만큼 동일한 용도로 사용한다. 재생부품은 외형이 손상된 중고부품을 보수해 재사용한다. 램프나 사이드미러 등이다. 재제조부품은 이미 사용한 제품을 회수해 분해·세척·조립 과정 등을 거쳐 신제품 수준으로 만든 제품이다.

재활용 작업이 대부분 수공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환경이어서 중소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중 재제조부품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자 동반성장위원회는 2011년 10월 재제조부품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 진입금지를 권고했다.

적합업종을 신청한 (사)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는 적합업종 3년 기간이 만료되자 동반위와 함께 적합업종 경쟁력 강화사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진행된 이 사업은 '공동상표 및 브랜드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통한 제품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

사업 결과 '오토센'(AUTOSEN)과 '오토린'(AUTOLEAN) 등 2개 공동브랜드를 확정했다. 오토센은 정부 품질인증을 받은 제품이고, 오토린은 협회 선정제품으로 정부 품질인증을 앞둔 제품이다.

재제조협회에 따르면 재제조 부품을 신품과 비교하면 70~80% 이상 에너지 및 자원 낭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80% 이상 감축시킨다. 특히 신품과 성능은 유사하면서 가격은 30~60% 수준으로 물가안정에도 기여한다.

고승현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대부분의 재제조품은 1년에 2만km 보증기간을 두고 있다. 신품 보증기간이 1년 2만km 보증기간인 것을 고려하면 신품과 차이가 없다"며 "대기업에서 생산한 재제조품의 품질 차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제조부품 활성화를 위해 아직 갈길이 멀다. 재제조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부품 재제조를 위해서는 원자재인 코어(사용후 부품)의 안정적 회수, 생산된 재제조부품의 원활한 유통을 위한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코어회수부터 재제조부품 판매 업무 등 유통구조가 빈약하다. 특히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부품을 제공하지 않은 점도 재제조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고 회장은 "2014년 12월 재제조협회와 현대글로비스가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면서 "코어 수거, 기술정보 및 핵심부품 제공 등에 대한 현대자동차그룹차원이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재조협회는 서울시와 자동차산업복합단지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평에 들어설 단지에는 수거된 폐부품과 생산된 재제조부품 품질검사 등 제조와 유통 조직을 구축해 자동차 재활용부품산업의 순환고리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고 회장은 "운전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토린 브랜드를 보험수리시 활용할 수 있는 부품으로 인정해 달라는 의견을 관련 기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중소기업 적합업종인가' 연재기사]
- ①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공동구매·상품개발로 … 동네수퍼 지원한다 2015-12-24
- ② 노시청 필룩스 대표│ "적합업종 3년은 새로운 시장 준비기간" 2015-12-28
- ③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공동브랜드 개발, 품질인증까지 2016-01-11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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