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 '괴물 눈폭풍' 대탈출 작전

2016-01-25 11:07:14 게재

워싱턴 일원 등

70cm안팎 대폭설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와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 동북부 지역이 괴물 눈폭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대탈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고질라에서 따온 스노우질라(SnowZilla)로 명명된 이번 괴물 눈폭풍으로 워싱턴 일원에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24~30인치(60~76센티미터)의 눈폭풍이 몰아닥쳐 도시전체가 폭설 속에 파묻혔다.

웨스트 버지니아 일부 지역에 42인치(107센티미터)를 비롯해 버지니아, 메릴랜드, 펜실베니아, 뉴욕 등 5개주는 평균 30인치 이상의 대폭설이 내려 눈폭풍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워싱턴 디씨 안에는 예상보다 적었지만 22~26인치가 쌓였고 외곽 메릴랜드 노스 포토맥에는 가장 많은 38.5인치나 쏟아졌다. 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버지니아 센터빌에도 30.8인치를 기록했고 뉴욕 JFK 공항엔 30.5인치, 워싱턴 덜레스 공항엔 29인치가 쌓였다.

이는 볼티모어 지역에서 사상 최고치, 버지니아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선 사상 두 번째, 워싱턴 디씨 안에 선 네 번째 많은 폭설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일요일 새벽에 스노우질라가 끝나자 워싱턴 지역 주민들은 일요일 하루 종일 집 앞 도로와 주차장에서 눈을 치우며 대탈출작전을 벌였다.

하지만 산더미 같은 대폭설에 파묻혀 월요일에도 각급 학교와 관공서들이 거의 모두 문을 닫아 마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2010년에 이어 6년 만에 몰아닥친 이번 스노우질라, 괴물 눈폭풍은 워싱턴을 중심으로 8500만명이 거주 하고 있는 동북부 지역에 적지 않은 인명피해와 7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주별로 수백건씩 크고 작은 교통사고들이 발생하고 한파에 심장마비환자들이 속출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6명, 버지니아와 뉴욕시 각 3명 등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켄터키의 75번 고속도로에서는 35마일에 이르는 곳에서 수백대의 차량들이 엉켜 수천명이 20시간이나 갇히는 등 곳곳에서 대규모 연쇄 추돌사태를 일으켰다. 동북부 지역의 공항들에서는 금요일 2700편에 이어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85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돼 사흘 합해 1만편 이상이 결항됐다. 뉴저지에선 높은 파고가 몰아치며 베이 쪽으로부터 강물이 범람해 대규모 홍수사태로 물난리를 겪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