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술개발도 큰 힘이다 │② 크레모텍

세계 최초 초소형 고화질 빔프로젝트

2016-07-08 10:54:11 게재

대기업·정부 공동투자해 성공 … 창업 4년 스타트업에 세계서 러브콜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성장한 구글과 애플의 성장 비결로 '개방형 혁신'을 꼽는다. 수많은 혁신기업의 성과를 결합한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협력기업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성장했던 도요타는 협력업체에 지나친 원가절감을 강요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김성수 크레코텍 대표가 초소형 레이저 빔프로젝트 피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세계시장에서 경쟁구도는 개별기업간 경쟁에서 네트워크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급변하는 환경과 고객의 혁신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은 개방형 혁신을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조언이기도 하다.

동반성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크레모텍(대표 김성수)이 개발한 '고화질(HD)급 레이저 피코 프로젝트'도 주목받는 사례다. 이미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을 정도로 대박을 칠 가능성이 높다. 크레모텍은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김성수 대표는 삼성전자 휴대폰 개발을 하던 연구원 출신으로 초소형 레이저 빔프로젝트(PICO) 원천기술을 확보, 세계 최초로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피코 개발로 2007년에는 대한민국 10대 기술상을 받았고, 미국 CNN에서 인터뷰를 요청 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피코제품으로 사업화로 나가지 못했다. 원천기술이 아까워 김 대표는 2011년 회사를 설립했다. 한 때 중국업체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때 휴대폰 개발 당시 인연을 맺었던 SK텔레콤과의 관계는 크레모텍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SK텔레콤은 크레모텍의 원천기술의 상용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중소기업청의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협력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투자기업(SK텔레콤 5억원) 중소기업청(5억원) 크레모텍(3억원)이 모두 13억원 가량을 자금을 조성했다.

크레모텍은 2013년 12월부터 1년간 '고화질(HD)급 레이저 피코 프로젝터' 개발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상용화에 필요한 특허를 무료로 제공하고 전문인력을 지원했다. 기술개발은 성공적이었다. 크레모텍은 2015년 5월 세계 최초로 레이저 광원에 기반한 빔 프로젝트 제품화에 성공했다.

크레모텍의 피코는 주먹 하나 크기의 작지만 초고화질(FULL HD)급 화질을 구현했다. 기존 저가의 중국산 피코들은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이용하는데 크레모텍은 레이저 광원을 채택했다. 기존 LED 제품보다 밝아졌고, 전력소모도 대폭 줄였다. 레이저 광원의 단점도 해결했다. 레이저 안전 1등급, HD급 화질, 핸드폰과의 무선 연결, 큐브형 디자인과 5.5cm의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 등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201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성수 대표는 "기존 LED 방식보다 훨씬 뛰어난 레이저 원천기술을 확보로 기술독립을 이뤄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레모텍은 2015년 7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 등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올 4월에는 일본 유통 전문 기업 타이세이 익스프레스와 3억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미국, 중국, 독일, 말레이시아 등 세계 1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아시아나 및 캐세이퍼시픽, 싱가폴항공 등 10여개 항공사 기내 면세점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능 등을 장착한 차기제품도 곧 출시할 에정이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는 매출 2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크레모텍은 SK텔레콤을을 비롯해 국내투자자들로부터 8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았다. 내년에는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관계자는 "크레모텍 사례는 민관 협력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민관공동투자 사업이 활성화돼 중소기업 기술개발과 동반성장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작은 기술개발도 큰 힘이다' 연재기사]
- ① 두두월드│ 수납용기 밀폐력 해결 … 매출 쑥 2016-06-30
- ② 크레모텍│ 세계 최초 초소형 고화질 빔프로젝트 2016-07-08
- ③ 한국진공야금│ 외국 독점 특수합금기술 국산화2016-07-21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