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교수가 본 '현대자동차 노조'

2017-02-17 10:59:20 게재
가 보지 않은 길 / 송호근 지음 / 나남 / 1만9000원

"울산은 세계에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산업도시입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 전반이 그렇듯 성공 요인 속에 위기가 싹트고 있었습니다. 중산층으로 진입하고 싶어 했던 생산직의 열망은 어느 정도 성취됐습니다. 그러나 그 열망이 작업장에서 생산성을 높였는지는 돌아봐야 합니다." 14일 새로 나온 책 '가 보지 않은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 말이다.

송 교수의 책 '가 보지 않은 길'의 부제는 '한국의 성장동력과 현대차 스토리'다. 세계적인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의 중심에는 현대자동차가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현대자동차가 산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노조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송 교수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직접 울산을 방문, 르포 형식으로 글을 써냈다.

자동차 업계는 130여년 만에 변화의 시기에 있다는 것이 송 교수의 진단이다. 자율주행차가 양산되면 지금의 기본모델 생산라인은 변화해야 하며 생산직도 이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선 산업과 마찬가지의 꼴이 될 수 있다. 조선 산업은 위기가 닥치기 이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극심한 경제 불황만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경영진이 노조로 인해 우회로를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묻는다.

송 교수에 따르면 대기업 직원들 중에 진정한 시민은 드물다. 이들은 고립된 성곽을 구축, 일반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특히 울산의 생산직들은 이제 중산층이다. 노동 운동에 걸맞지 않은 생산직들의 계급의식에 노조는 내부의 집단 이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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