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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창업시대│② 루닛

미국도 놀란 인공지능 의료진단기술

2017-04-17 00:00:01 게재

의료영상 진단 경연대회서 MS IBM 눌러 … 폐질환 정확도 90~95%

세계 의료영상기술을 이끌고 있는 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가 지난해 10월 주최한 'TPAC 2016'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TPAC 2016'는 세계 최대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다. 올해는 유방암 환자의 슬라이드를 분석해 종양 확산 정도 등을 맞히는 대회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말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에서 열린 북미방사선학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방사선 관련 의사와 기업 등 전문가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 씨비 인사이트(CB Insights)에서 세계 최초로 발표한 100대 AI 기업 순위인 'The AI 100'에도 선정됐다.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 중에서는 톱 11, 의료 진단 AI 관련 기업들 중에서는 톱 7에 올랐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 루닛(대표 백승욱)의 이야기다. 루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음악동아리 선후배들이 2013년 창업했다.

회사 설립 4년차에 불과한 루닛을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딥러닝(Deep Learnin)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에 있다.

루닛 기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아 창업 이듬해인 2014년에 중소기업청의 팁스(TIPS)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지금까지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2015년 20억원, 2016년 25억원 등 총 520만달러의 투자를 유지했다.

투자자 중에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벤처스, 미국의 포메이션8 등도 포함돼 있다.

◆의사 진단 정확도 높여줘 = 루닛은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로 기존 의료영상 판독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DIB'(Data-driven Imaging Biomarker)를 개발했다. DIB는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즉 DIB는 엑스레이(X-ray)와 조직검사 영상 등 대량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유방암과 결핵 유무를 판독해 의사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루닛의 DIB는 다수의 대학 병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금까지 약 10만여장의 엑스레이를 학습했다. 의사가 찾아낸 것과 찾아내지 못한 것을 DIB가 스스로 찾아낸 것과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엑스레이 영상을 보고 정상, 비정상 부분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검진결과가 많이 낮았지만 지금은 90% 이상의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폐질환을 판별하는 AUC(Aread Under the Curve) 정확도는 90~95%이고, 유방암의 경우 81% 정도다.

백승욱 대표는 "의료기술은 사람 생명과 직결되기에 앞으로 더많은 학습을 통해 의학계가 인정하는 정확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의사들이 놓치는 부분까지 찾아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매우 높은 수준의 검증을 위해 현재 국내외 병원과 협력을 진행하고, 과정을 학회에 발표하고 있다.

백 대표는 "일부 제품의 경우 올해 안으로 임상현장에 투입 될 것"이라며 "수익창출 시점은 인허가 과정을 거치고 있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의학계에서도 호평 = 루닛의 성장에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운영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TIPS)이 디딤돌 역할을 했다. 루닛은 2014년 TIPS프로그램의 글로벌시장형 창업사업화 연구개발(R&D) 사업에 선정돼 사업초기 큰 힘이 됐다.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후속투자가 이어졌다.

백 대표는 "창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민간 주도로 가되 꼭 필요한 부분에만 정부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팁스 프로그램은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닛은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백 대표는 "루닛 기술이 미국 의학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이미 여러 북미 최고의 병원들로부터 공동연구 제안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활동을 시작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